‘4이닝 퍼펙트’ MVP! 이대은 “편하게 던졌다”

입력 2015.11.04 (20:52)

수정 2015.11.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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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오른손 투수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의 프로 데뷔 후 첫 한국 경기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국가대표로서 한국 마운드에 큰 힘을 실어주는 호투를 펼쳤다.

이대은은 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의 평가전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 국가대표 투수로 출전, 4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6-0 완승을 이끈 이대은은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이자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안타와 볼넷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은 3개를 잡아냈다.

당초 60개 정도의 투구 수를 예상했던 이대은은 효율적인 투구로 44구만 던지고도 제 역할을 다 했다.

최고 시속 153㎞에 이르는 직구가 위협적이었다. 주 무기인 포크볼(시속 130∼138㎞)은 12개, 투심은 7개 섞어 던졌다. 슬라이더는 3개, 커브는 1개 구사했다.

선발투수 김광현(28·SK 와이번스)에 이어 3-0으로 앞선 4회초 등판한 이대은은 7회초까지 삼자범퇴 행진을 벌이며 쿠바 타선을 꽁꽁 묶었다.

김광현과 함께 대표팀의 '원투 펀치' 역할을 맡을 만한 믿음직한 투구였다.

첫 상대인 루르데스 구리엘을 2구째에 2루수 직선타로 잡으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다음타자 유니에스키 구리엘은 2루수 정근우의 호수비의 도움으로 땅볼로 처리했다.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는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이닝을 소화하는 데 공 6개면 충분했다.

이대은의 구위는 점점 살아났다.

6회말 훌리오 마르티네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것을 시작으로, 두 명의 구리엘을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상대가 된 데스파이그네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이대은은 8회초부터 정우람(30·SK)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벤치로 돌아갔다.

경기 후 이대은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 실전 경기에 처음 등판한 데 대해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긴장이 풀렸다"며 "편하게 던졌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 팬들 앞에서 투구한 소감에 대해서도 "던질 때는 잘 모른다. 크게 의식 안 하고 던졌다. 다른 무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투구 내용을 돌아보며 "결과는 잘 나왔다. 잘 맞은 타구도 있었는데 호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한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돔을 이용한 느낌을 묻자 "일본에서 돔구장을 많이 경험했다.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의 볼 배합에 "다 따라갔다. 만족한다"는 이대은은 "어디에 나가든 제 것만 보여주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은 이대은의 실전 투구를 처음 보고 "퍼펙트였다. MVP 수상을 축하한다. 공도 좋더라. 자기는 오늘 제구가 잘 되는 날이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대은도 김광현에게 "오늘 실제 투구를 처음 봤다. 역시 잘 던지더라. 다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대은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7년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에 입단, 메이저리거로 성장하기를 꿈꿨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올해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바꿔 지바롯데 마린스에 입단했다.

지바롯데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잠시 부진하면서 중간계투로 보직을 이동하기도 했다. 시즌 성적은 37경기(선발 17경기) 9승 9패 4홀드에 평균자책점 3.84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외국에서만 활동한 이대은은 야구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국가대표 선발투수로서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낯설 수도 있는 한국 마운드에서 완벽한 투구로 첫 인사를 한 이대은은 프리미어 12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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