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입원에서 퇴원까지

입력 2005.12.12 (10:21)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 속에 6일간 병원 신세를 진 황우석 교수의 투병 생활은 한 마디로 전국가적인 집중 조명을 받은만큼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조심스러웠다.
지난달 24일 난자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찰의 경호까지 마다하며 칩거에 들어갔던 황 교수의 입원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6일.
한 방송사가 이날 오후 `황 교수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하자마자 서울대병원에는 순식간에 취재진 100여명과 중계차까지 몰려들어 촉각을 곤두세웠다.
입원사실만 보도됐을 뿐 아무도 입원장면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황 교수가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본관 12층 특실병동 앞은 물론 건물 지하 1층, 1층, 2층 등 병동으로 진입할 수 있는 모든 출입구에 취재진이 배치됐다.
그러나 황 교수는 보도와 달리 아직 병실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서울대병원 측은 다음날 오전 10시에야 "황 교수가 건강 악화로 오늘(7일) 입원수속을 밟고 입원했다"고 밝혀 뜬눈으로 병원에서 밤을 지새운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다들 12층에 주목하는 사이 실제 병실이 있는 4층으로 새벽에 들어왔다', `세계줄기세포허브 건물에서 쉬다가 아침에 들어왔다'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우여곡절 끝에 입원한 첫날 잠시 촬영을 허락했던 황 교수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그가 항상 웃는 얼굴과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언론과 공개석상에 나섰던 탓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있고 살이 많이 빠진 병석에 누운 황 교수의 초췌한 모습은 국민들을 안쓰럽게 했다.
실제로 황 교수는 입원 나흘째인 10일까지도 식사로 제공된 죽과 과일을 제대로 먹지 못해 입원이 장기화하는 듯했다.
그 사이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손학규 경기도지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유명인사가 황 교수를 병문안했다.
특히 손 지사가 11일 면회 직후 공개한 사진에선 황 교수는 말끔히 면도한 모습으로 환한 표정을 지어보여 상태가 많이 호전됐음을 외부에 간접적으로 알렸다.
11일 오후 의료진과 회의를 한 안규리 교수는 "오늘은 절대 퇴원하시지 않는다"고 못박았지만, 밤 11시30분까지 강성근 교수와 이병천 교수 등이 수시로 병실과 옆방 부속실을 들락거리며 분주한 모습을 보여 퇴원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결국 황 교수는 12일 오전 5시40분께 병실을 나와 바로 옆 비상용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곧바로 내려가는 대신 12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방법으로 취재진을 따돌린 뒤 엿새 만에 자신의 보금자리인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로 돌아왔다.
황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완전히 퇴원 절차를 밟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안정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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