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감귤 농가…깊어져 가는 시름

입력 2007.04.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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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 협상결과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농업분야입니다.

벌써부터 산지 송아지값이 떨어지고 감귤 재배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부터 우시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소들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소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송주섭(축산 농민) : "팔아야지... 이제 더 값이 떨어질텐데, 꼭 팔아야죠."

600킬로그램 짜리 암소 거래 가격은 510만 원, 블과 며칠만에 30만 원, 지난해에 비해서는 60만 원 가까이 내린 셈입니다.

20개월을 키워야 내다 팔 수 있어 소값 변동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송아지 시세.

지난해 이맘때 300만 원에 거래되던 암송아지는 250만 원 선 까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싣고 온 소를 한 마리도 팔지 못하고 돌아서는 농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최태식(축산 농민) : "그동안 사료비, 인건비는 그만두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소 싣고 갑니다."

제주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는 한 농가.

미국 산 오렌지가 쏟아져 들어온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앞날이 막막합니다.

<인터뷰> 김원호(‘한라봉’ 감귤재배 농민) : "살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어째튼 농사해서는 판로도 없을 것이고 가격경쟁에서 오렌지하고 도저히 경쟁이 안 되고..."

한 평에 수백만 원씩 들어가는 비닐하우스 설치비와 치솟는 난방비와 인건비, 지금의 생산 원가로는 수입 오렌지에 대적할 엄두를 못내지만 마땅한 대체 작목도 없습니다.

더구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오렌지 농축액 때문에 감귤 주스 판로마저 막힐 것으로 예상돼 농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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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산·감귤 농가…깊어져 가는 시름
    • 입력 2007-04-04 21:18:20
    뉴스 9
<앵커 멘트> 한미 FTA 협상결과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농업분야입니다. 벌써부터 산지 송아지값이 떨어지고 감귤 재배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부터 우시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소들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소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송주섭(축산 농민) : "팔아야지... 이제 더 값이 떨어질텐데, 꼭 팔아야죠." 600킬로그램 짜리 암소 거래 가격은 510만 원, 블과 며칠만에 30만 원, 지난해에 비해서는 60만 원 가까이 내린 셈입니다. 20개월을 키워야 내다 팔 수 있어 소값 변동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송아지 시세. 지난해 이맘때 300만 원에 거래되던 암송아지는 250만 원 선 까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싣고 온 소를 한 마리도 팔지 못하고 돌아서는 농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최태식(축산 농민) : "그동안 사료비, 인건비는 그만두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소 싣고 갑니다." 제주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는 한 농가. 미국 산 오렌지가 쏟아져 들어온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앞날이 막막합니다. <인터뷰> 김원호(‘한라봉’ 감귤재배 농민) : "살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어째튼 농사해서는 판로도 없을 것이고 가격경쟁에서 오렌지하고 도저히 경쟁이 안 되고..." 한 평에 수백만 원씩 들어가는 비닐하우스 설치비와 치솟는 난방비와 인건비, 지금의 생산 원가로는 수입 오렌지에 대적할 엄두를 못내지만 마땅한 대체 작목도 없습니다. 더구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오렌지 농축액 때문에 감귤 주스 판로마저 막힐 것으로 예상돼 농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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