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고급화 브랜드’만이 살 길

입력 2007.04.0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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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섬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적지 않습니다.

섬유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범기영 기자!

<질문 1>

섬유산업은 한미 FTA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협상 결과도 그렇습니까?

<답변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 걸림돌이 남아 있는 탓에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협정 발효 즉시 수입액 기준으로 섬유제품의 72%에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는데요.

미국은 이 비율이 60%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미국은 관세를 없앤 뒤 10년까지 일시적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도 할 수 있습니다.

관세는 기대보다 늦게 없어지고 미국의 시장 보호 조치는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니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겁니다.

<질문 2>

FTA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긴데요?

<답변 2>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FTA의 효과를 과장해서는 안 됩니다.

원인은 역시 비싼 생산비입니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중국의 인건비는 한국의 8분의 1 수준입니다.

중국은 이미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미국에서 팔리는 옷 네 벌 가운데 한 벌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관세가 없어져도 가격만 가지고는 미국 시장을 쉽게 넘볼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돌파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역시 고품질이겠죠?

<답변 3>

FTA와 무관하게 한국 섬유업계는 이미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단순 봉제보다는 특수 염색이나 기능성 소재를 활용해서 값은 비싸더라도 선진시장에서 먹히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죠.

미국 시장에서도 관세가 없어져 가격 경쟁력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값싼 중국산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품질로 승부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질문 4>

품질과 함께 항상 나오는 얘기가 브랜드화인데요. 그렇게 어려운 문제일까요?

<답변 4>

한국 의류업체는 대부분 자체 상표 없이 외국 대기업 제품을 만들어주는 하청 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전략은 당장은 마케팅이나 디자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값은 좀 비싸더라도 독특한 디자인의 섬유 제품, 명품 수준의 한국 상표 의류가 나와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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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고급화 브랜드’만이 살 길
    • 입력 2007-04-05 21:02:15
    뉴스 9
<앵커 멘트> 이렇게 섬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적지 않습니다. 섬유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범기영 기자! <질문 1> 섬유산업은 한미 FTA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협상 결과도 그렇습니까? <답변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 걸림돌이 남아 있는 탓에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협정 발효 즉시 수입액 기준으로 섬유제품의 72%에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는데요. 미국은 이 비율이 60%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미국은 관세를 없앤 뒤 10년까지 일시적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도 할 수 있습니다. 관세는 기대보다 늦게 없어지고 미국의 시장 보호 조치는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니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겁니다. <질문 2> FTA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긴데요? <답변 2>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FTA의 효과를 과장해서는 안 됩니다. 원인은 역시 비싼 생산비입니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중국의 인건비는 한국의 8분의 1 수준입니다. 중국은 이미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미국에서 팔리는 옷 네 벌 가운데 한 벌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관세가 없어져도 가격만 가지고는 미국 시장을 쉽게 넘볼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돌파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역시 고품질이겠죠? <답변 3> FTA와 무관하게 한국 섬유업계는 이미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단순 봉제보다는 특수 염색이나 기능성 소재를 활용해서 값은 비싸더라도 선진시장에서 먹히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죠. 미국 시장에서도 관세가 없어져 가격 경쟁력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값싼 중국산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품질로 승부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질문 4> 품질과 함께 항상 나오는 얘기가 브랜드화인데요. 그렇게 어려운 문제일까요? <답변 4> 한국 의류업체는 대부분 자체 상표 없이 외국 대기업 제품을 만들어주는 하청 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전략은 당장은 마케팅이나 디자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값은 좀 비싸더라도 독특한 디자인의 섬유 제품, 명품 수준의 한국 상표 의류가 나와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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