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여름의 경고]⑦ “올겨울 재난은 기록적인 한파?”…최대 변수는 ‘온실가스’

입력 2020.10.08 (21:33) 수정 2020.10.0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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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년, 여름의 경고' 마지막 순서입니다.

기후 변화와 기록적인 재난을 보면서, 올겨울은 또 어떨지 걱정입니다.

지난해 겨울은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겨울 석 달 동안 한파 일수가 전국 평균 0.4일밖에 안됐는데요.

보통 온난화라고 하면, 이렇게 따뜻할 거로만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한파일수는 과거 30년 평균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특히 2010년과 2012년엔 평년보다 2배 이상 한파가 길어 '온난화의 역설'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은 어떨까요?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초부터 지구촌을 휩쓸었던 기상이변, 이번 겨울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라니냐 현상은 전 지구적인 대기 순환을 변화시켜 가뭄과 폭우, 한파 같은 극단적인 날씨를 몰고 옵니다.

한반도의 경우 북풍이 자주 불어와 춥고 건조한 시기를 보내게 되는데, 특히 초겨울인 12월이 그렇습니다.

북극의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15일, 북극 얼음 면적은 374만㎢로 올해 최소치에 도달했습니다.

위성 관측 이후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녹은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겨울 추위와 상관관계에 있는 북극 해역의 얼음이 크게 줄었습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동시베리아나 바렌츠해 쪽이 굉장히 많이 녹았거든요. 그쪽이 많이 녹으면 한반도에는 영향을 많이 받는 게 과거 데이터로 입증돼 있으니까."]

이번 겨울은 라니냐에, 북극의 영향까지 더해져 한파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극의 얼음 면적이 역대 최소였던 2012년엔 최근 30년 사이 가장 혹독한 겨울 한파가 한반도에 찾아왔습니다.

또 2010년과 17년엔 북극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라니냐가 겹치면서, 강추위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추운 겨울을 유도하는 인자들이거든요. 적도 지역은 엘니뇨보다는 라니냐, 북극에는바렌츠 해가 많이 녹으면 우리나라(에 추위를 몰고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습니다.

급격히 늘고 있는 온실가스입니다.

서해안 안면도에 자리 잡은 이 기후변화 감시소는 40m 높이의 관측탑에서 공기를 빨아들인 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합니다.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 417.9ppm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김수민/국립기상과학원 지구 대기 감시팀 : "1999년도부터 측정을 하고 있는데요. 그 당시에만 해도 370ppm대 정도로 시작했는데 2013년도가 되면서 이산화탄소의 연평균이 400ppm이 넘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100년 넘게 머물면서 지구 기온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기후예측 모델에선 올해도 한반도의 겨울은 온난할 거란 정반대의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겨울 한파가 찾아올지는 이달 중순까지 유라시아 대륙에 얼마나 많은 눈이 쌓이는지 등을 관찰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가지는 온실가스의 증가로, 겨울 날씨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실가스 농도가 앞으로 계속 늘어난다면 해마다 날씨의 변동 폭이 커지고 과거 평균을 뛰어넘는 기상이변도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한반도에 찾아온 역대 최악의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

재난이, 이미 다가온 미래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이재연/음악·효과:김형진 김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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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년 여름의 경고]⑦ “올겨울 재난은 기록적인 한파?”…최대 변수는 ‘온실가스’
    • 입력 2020-10-08 21:33:22
    • 수정2020-10-08 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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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년, 여름의 경고' 마지막 순서입니다.

기후 변화와 기록적인 재난을 보면서, 올겨울은 또 어떨지 걱정입니다.

지난해 겨울은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겨울 석 달 동안 한파 일수가 전국 평균 0.4일밖에 안됐는데요.

보통 온난화라고 하면, 이렇게 따뜻할 거로만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한파일수는 과거 30년 평균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특히 2010년과 2012년엔 평년보다 2배 이상 한파가 길어 '온난화의 역설'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은 어떨까요?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초부터 지구촌을 휩쓸었던 기상이변, 이번 겨울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라니냐 현상은 전 지구적인 대기 순환을 변화시켜 가뭄과 폭우, 한파 같은 극단적인 날씨를 몰고 옵니다.

한반도의 경우 북풍이 자주 불어와 춥고 건조한 시기를 보내게 되는데, 특히 초겨울인 12월이 그렇습니다.

북극의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15일, 북극 얼음 면적은 374만㎢로 올해 최소치에 도달했습니다.

위성 관측 이후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녹은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겨울 추위와 상관관계에 있는 북극 해역의 얼음이 크게 줄었습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동시베리아나 바렌츠해 쪽이 굉장히 많이 녹았거든요. 그쪽이 많이 녹으면 한반도에는 영향을 많이 받는 게 과거 데이터로 입증돼 있으니까."]

이번 겨울은 라니냐에, 북극의 영향까지 더해져 한파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극의 얼음 면적이 역대 최소였던 2012년엔 최근 30년 사이 가장 혹독한 겨울 한파가 한반도에 찾아왔습니다.

또 2010년과 17년엔 북극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라니냐가 겹치면서, 강추위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추운 겨울을 유도하는 인자들이거든요. 적도 지역은 엘니뇨보다는 라니냐, 북극에는바렌츠 해가 많이 녹으면 우리나라(에 추위를 몰고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습니다.

급격히 늘고 있는 온실가스입니다.

서해안 안면도에 자리 잡은 이 기후변화 감시소는 40m 높이의 관측탑에서 공기를 빨아들인 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합니다.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 417.9ppm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김수민/국립기상과학원 지구 대기 감시팀 : "1999년도부터 측정을 하고 있는데요. 그 당시에만 해도 370ppm대 정도로 시작했는데 2013년도가 되면서 이산화탄소의 연평균이 400ppm이 넘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100년 넘게 머물면서 지구 기온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기후예측 모델에선 올해도 한반도의 겨울은 온난할 거란 정반대의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겨울 한파가 찾아올지는 이달 중순까지 유라시아 대륙에 얼마나 많은 눈이 쌓이는지 등을 관찰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가지는 온실가스의 증가로, 겨울 날씨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실가스 농도가 앞으로 계속 늘어난다면 해마다 날씨의 변동 폭이 커지고 과거 평균을 뛰어넘는 기상이변도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한반도에 찾아온 역대 최악의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

재난이, 이미 다가온 미래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이재연/음악·효과:김형진 김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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