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⑨ 개발 이익 누가?…부동산 시장 들썩

입력 2018.09.18 (18:58) 수정 2018.09.1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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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개발하면 누군가는 돈을 벌게 마련이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센텀2지구 개발로 과연 어떤 사람들이 돈을 벌까. KBS가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있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뉴스, KBS 심층취재팀이 사업 예정지 일대 토지 소유주 현황을 분석해 보고, 현장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취재진이 분석한 그린벨트 일대 240여 개 주소의 등기부등본 취재진이 분석한 그린벨트 일대 240여 개 주소의 등기부등본

KBS부산 심층취재팀이 그린벨트 안팎의 350여 개 주소 가운데 소멸되거나 통합된 곳을 제외한 240개 번지 주소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했다. 눈에 띄는 건 사학법인의 토지 소유. 영산대 학교법인인 '성심학원'이 개발 예정지 바로 인근에 22만 제곱미터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 부구욱 총장 일가는 개인 명의의 토지도 갖고 있다.

사립초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성학원'은 47만 제곱미터 땅이 있다. 또 금정구 김세연 국회의원은 만 9천여 제곱미터를 땅을 갖고 있고, 부산의 한 전문대 부동산학과 前 교수와 해운대구의원 출신도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토지 한 곳의 공시지가 변동 내역을 살펴봤다. 2007년, 제곱미터당 10만 4천 원이던 게 불과 1년 새 3배로 급등했고 그 뒤로도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49만 4천 원이 됐다. 10년 동안 5배 뛴 셈이다. 가격이 급등한 2008년은 서병수 전 시장이 센텀2지구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운 시기이다.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

센텀2지구 개발 계획으로 예정지 일대는 땅투기장이 따로 없다. 매수 대기자까지 생길 정도로 사려는 사람이 많다. 한 공인중개사는 "그린벨트가 올해 안에 풀린다는 사실 때문에 전화 문의도 많고, 보러 오시는 분들도 워낙 많다. 원래 매물을 보던 분들은 물건이 생기면 바로 매수를 할 정도로 대기자들이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대로 하나를 따라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줄지어 생긴 사실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은 "부동산도 전에는 없었는데 지금 2~3개 생겼다. 도로변에. 전엔 아예 없었다. 아예 없다가 갑자기 센텀 이야기가 나오면서 막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린벨트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바로 인접한 주택단지의 경우, 최대 2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 주택 가격이 평당 천 5백, 천 7백만 원가량 한다. 매매가 기준이다. 2015년쯤에 8백~9백 정도 나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심지어 산업단지에 입주 의향을 밝힌 일부 업체마저 입주에 대한 기대보다 시세 차익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입주의향서를 제출했다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일단 우리가 쓸 수 있겠으면 쓰고, 조건이 안 맞으면 받아서 투자 차원에서 갖고 있을 생각이다. 개발 이익이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에서 조금 떨어진 반송동 지역도 들썩이고 있다.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에서 조금 떨어진 반송동 지역도 들썩이고 있다.

부산시에 강제 수용되는 그린벨트 지역 토지 소유자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보상금을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구역의 토지를 가진 한 소유자는 "수용위원회인가 대책위원회인가 이런 게 3개 정도 있다. 토지 수용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수용을 당한다면 우리 돈이 어떻게 산정이 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이다"고 설명했다.

1조 6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을 둘러싸고,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는 벌써 불이 붙었고 어김없이 토지 보상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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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⑨ 개발 이익 누가?…부동산 시장 들썩
    • 입력 2018-09-18 18:58:19
    • 수정2018-09-18 19:01:07
    취재K
땅을 개발하면 누군가는 돈을 벌게 마련이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센텀2지구 개발로 과연 어떤 사람들이 돈을 벌까. KBS가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있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뉴스, KBS 심층취재팀이 사업 예정지 일대 토지 소유주 현황을 분석해 보고, 현장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취재진이 분석한 그린벨트 일대 240여 개 주소의 등기부등본
KBS부산 심층취재팀이 그린벨트 안팎의 350여 개 주소 가운데 소멸되거나 통합된 곳을 제외한 240개 번지 주소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했다. 눈에 띄는 건 사학법인의 토지 소유. 영산대 학교법인인 '성심학원'이 개발 예정지 바로 인근에 22만 제곱미터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 부구욱 총장 일가는 개인 명의의 토지도 갖고 있다.

사립초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성학원'은 47만 제곱미터 땅이 있다. 또 금정구 김세연 국회의원은 만 9천여 제곱미터를 땅을 갖고 있고, 부산의 한 전문대 부동산학과 前 교수와 해운대구의원 출신도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토지 한 곳의 공시지가 변동 내역을 살펴봤다. 2007년, 제곱미터당 10만 4천 원이던 게 불과 1년 새 3배로 급등했고 그 뒤로도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49만 4천 원이 됐다. 10년 동안 5배 뛴 셈이다. 가격이 급등한 2008년은 서병수 전 시장이 센텀2지구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운 시기이다.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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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하나를 따라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줄지어 생긴 사실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은 "부동산도 전에는 없었는데 지금 2~3개 생겼다. 도로변에. 전엔 아예 없었다. 아예 없다가 갑자기 센텀 이야기가 나오면서 막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린벨트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바로 인접한 주택단지의 경우, 최대 2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 주택 가격이 평당 천 5백, 천 7백만 원가량 한다. 매매가 기준이다. 2015년쯤에 8백~9백 정도 나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심지어 산업단지에 입주 의향을 밝힌 일부 업체마저 입주에 대한 기대보다 시세 차익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입주의향서를 제출했다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일단 우리가 쓸 수 있겠으면 쓰고, 조건이 안 맞으면 받아서 투자 차원에서 갖고 있을 생각이다. 개발 이익이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에서 조금 떨어진 반송동 지역도 들썩이고 있다.
부산시에 강제 수용되는 그린벨트 지역 토지 소유자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보상금을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구역의 토지를 가진 한 소유자는 "수용위원회인가 대책위원회인가 이런 게 3개 정도 있다. 토지 수용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수용을 당한다면 우리 돈이 어떻게 산정이 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이다"고 설명했다.

1조 6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을 둘러싸고,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는 벌써 불이 붙었고 어김없이 토지 보상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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