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영 ‘AGAIN 연습생 신화’

입력 2005.12.20 (07:42)

수정 2005.12.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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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을용 신화를 꿈꾼다\'

내년 1월15일부터 장기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하는 \'3기(期) 아드보카트호\'에는 처음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가 두 명 있다.
미드필더 겸 사이드백(풀백)요원 장학영(24.성남 일화)과 골키퍼 조준호(32.부천 SK)가 주인공이다.정조국(FC서울)도 처음 성인대표팀에 뽑혔지만 이미 청소년과 올림픽대표를 경험했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단 적은 있다.
특히 장학영은 철저한 무명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 선임된 안익수 성남 코치는 \"한달에 80만원 받고 연습생으로 들어온 잡초가 독일행을 꿈꾸는 연습생 신화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학영은 지난해 1월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무참하게 좌절했다. 대전 시티즌에 명함을 내밀었지만 낙방이었다.경기대를 졸업하고 막상 프로의 벽 앞에 서보니 그저그런 선수 중 한 명으로 치부됐다.
이어진 성남의 입단 테스트를 가까스로 통과했다.그 때는 연습생 신분도 감지덕지였다.
무명 설움을 딛고 1994년 미국월드컵 대표팀에 뽑혔던 안 코치는 \"학영이를 보면 내 축구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장학영이 고전한 건 체구(170㎝, 63㎏)가 왜소하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 박지성(24)이 초창기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 것과 비슷한 이유다.
그러나 장학영에게도 박지성 못지않은 \'심장\'이 있었다.안 코치는 \"쿠퍼테스트(반복달리기를 활용한 체력측정법)를 실시한다면 K리그 전체 1, 2위를 다툴 선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장학영은 죽어라고 뛰었다.소속 팀 성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하느라 선수단이 탈진했다.장학영에게는 팀의 피로가 곧 기회였다.리그 16경기에 나올 수 있었고 아시아 클럽 무대에도 발을 내디뎠다.
올 시즌에는 팀의 36경기를 개근했다.아드보카트 감독은 네 번이나 성남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숨은 진주\'를 찾았다.90분 내내 측면을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장학영이 눈에 띄었고 24명의 훈련 멤버 중 하나로 발탁했다.
대학행이 좌절되고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 뒤늦게 프로에 입문한 뒤 히딩크호 4강 신화의 주역으로 꽃피운 연습생 신화의 원조 이을용(30.트라브존스포르).

이을용 선배를 꿈꾸며 전지훈련지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장학영은 \"예비멤버에 뽑힌 것만 해도 영광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대표팀의 일원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니 믿기지 않는다.쟁쟁한 선배들과 경쟁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하겠다.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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