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월드컵의 해’밝았다

입력 2005.12.31 (07:47)

수정 2005.12.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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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년[丙戌年] 새해 1월15일[이하 현지시간] 자정을 막 넘긴 시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한겨울에 열사[熱沙]의 땅으로 향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행 에미리트항공[EK] 323편에 3기[期]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 24명이 몸을 싣는다.
1월29일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저녁 홍콩.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를 그라운드에서 맞이한 아드보카트호에는 부쩍 힘이 붙는다.
2월15일 \'무승 징크스의 땅\'에서 \'약속의 땅\'으로 바뀐 미국 로스앤젤레스. 독일월드컵 톱시드 팀 멕시코를 만난 아드보카트호에 더 이상 두려움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5월29일 독일 입성을 코앞에 둔 최종 베이스캠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등 유럽파가 합류한 아드보카트호는 서서히 \'톱니바퀴 조직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6월13일 오후 3시. 반투명 지붕을 통해 은은한 채광이 스며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 스타디움.

5개월여 대장정을 통해 구슬땀을 몸에 밴 태극호는 월드컵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복병 토고 대표팀을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월드컵의 해\' 병술년. 태극전사들의 새해 맞이는 이렇게 시작된다.
듬직한 수문장 이운재[수원]와 오랜 부상을 털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되찾은 김남일[수원], 어느덧 성숙미를 풍기기 시작한 박주영[FC 서울]이 \'제2의 연습생 신화\'를 꿈꾸는 장학영[성남], 서른 셋에 태극마크를 단 늦깎이 조준호[부천]와 함께 \'외부의 적\'보다 훨씬 힘든 \'내부 생존경쟁\'에 돌입한다.
유럽에서 월드컵 구상을 머릿속에 그려넣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쉴새없이 \'무브, 무브[움직여]\'를 외친다.미니게임에서 제대로 압박을 하지 못하는 태극전사에게는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24명의 전사들에게 독일행 티켓은 결코 그냥 보장되지 않는다.\'그들의 자리\'는 유럽파의 존재와 최종 엔트리[23명]를 감안할 때 많아야 16-17석 뿐이다.경쟁은 7-8명을 냉혹한 탈락자의 자리로 내몰 수 밖에 없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유럽파 태극전사 박지성, 이영표와 설기현[울버햄프턴], 안정환[FC메스],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파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소속팀과 리그의 이름값으로 선수를 뽑던 시기는 끝났다는 원칙도 서 있다.아드보카트호의 내부 경쟁 무대는 전지 훈련지와 유럽 리그로 나누어져 있지만 그들의 공통 목표는 오직 독일행 뿐이다.
새해 태극호에 휴식은 없다.프로구단들과 어렵사리 합의해 따낸 6주 간의 금쪽같은 시간에 낭비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3기 아드보카트호가 두바이행 항공편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매일 반복되는 오전 11시 훈련과 거의 사흘 간격의 평가전이 쉼없이 이어진다.
인천공항→두바이[UAE]→리야드[사우디 아라비아]→홍콩→LA→인천공항→아시안컵 예선 원정지→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지구를 동서로 완전히 한바퀴 이상 돌아야 할 지난한 대장정이다.
1월18일 UAE를 시작으로 그리스[1월21일], 핀란드[1월25일], 크로아티아[1월29일], 덴마크-홍콩 승자 또는 패자[2월1일], 미국[2월4일.비공개], LA 갤럭시[2월8일] 코스타리카[2월11일], 멕시코[2월15일], 아시안컵 예선 원정 1차전[2월22일], 아시안컵 예선 홈 2차전[3월1일]까지 10개팀[11경기]이 태극전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0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이 열리는 1월21일 이집트.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 대표팀의 스티븐 케시 감독은 신경이 바짝 곤두설 수 밖에 없다.
콩고민주공화국과 맞붙는 토고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가 현지에 급파한 분석관들이 예리한 눈빛으로 주요 플레이어의 움직임과 팀의 공수 패턴을 파고든다.강영철 성균관대 감독은 토고의 전담 분석관이다.이영무 기술위원장도 직접 현지에 날아가 베일에 싸여있는 전력을 캐기 시작한다.
새해 벽두부터 월드컵 본선 32개국의 정보전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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