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세계 정복 뒤 ‘금빛 조연들’

입력 2007.03.30 (10:06)

수정 2007.03.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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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에 200m 동메달까지 손에 넣어 세계 수영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의 뒤에는 빛나는 조연들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박태환이 올 초 수영용품 전문 브랜드 '스피도'와 후원계약을 하면서 구성된 '박태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전담팀'.
코치에 박석기 전 대한수영연맹 경영 감독과 훈련 파트너인 장거리 전문 강용환(강원도청), 김기홍 웨이트 트레이너, 엄태현 물리치료사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두 달 짧은 훈련기간에 컨디션 '제로' 상태의 박태환을 밀고 끌어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쓰는 업적을 일궈냈다.
◇ 박석기 감독
올 초 박태환이 태릉선수촌을 떠나 개인훈련을 선택하면서 코치로 선임한 박석기 감독은 1989년부터 2001년까지 5차례나 연맹 경영 감독직을 수행한 인정받은 지도자다.
수영 명문 오산중.고교를 졸업하고 단국대에 입학한 박 감독은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에 입문, 수많은 선수를 길러냈다. 그는 전담팀의 총 책임자로 괌과 호주 멜버른을 거치며 진행된 두 달 전지훈련을 이끌었다.
전지훈련 내내 박태환을 아들과 같이 감싸 안았고, 짧은 기간 턴과 스타트 등 기존 영법의 단점을 보완해 기록 단축에 도움을 줬다. 결국 박태환은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자신이 보유한 아시아기록을 앞당길 수 있었다.
◇ 훈련 파트너 강용환
강용환은 1월 초 수영연맹에 보낸 개인훈련 신청서가 하루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태릉선수촌 무단 소집불응으로 간주돼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본인으로선 큰 좌절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일. 하지만 태릉 합숙훈련 시절부터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박태환을 떠나지 않았다.
2개월 간의 고된 훈련을 함께 견뎌냈고, 종종 향수병이 도진 박태환이 힘들어 할 때마다 다독거리며 돌봐줬다. 이번 대회에서는 관중석에서 박태환의 레이스를 지켜보며 환희에 젖었다.
강용환은 박태환과 함께 훈련한 덕분인지 기량이 부쩍 늘었다는 평가다. 다음달 19일부터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리는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에 출전해 그동안 향상된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 김기홍 트레이너
웨이트트레이너인 김기홍 대한운동사회 선임연구원은 박태환과 만나 기초체력 측정부터 실시했고, 체육과학연구원에서 그동안 모아놓은 박태환 체력 자료를 받아 분석을 마쳤다.
이후 괌 전지훈련부터 대회 시작 일주일 전까지 매일 하루 평균 1시간30분 가량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형편없이 떨어진 박태환의 근력을 다듬기 시작했다.
특히 수영은 전신의 근육이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김기홍 트레이너는 박태환의 몸 균형을 유지하면서 근력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결국 박태환은 도하아시안게임 직전의 수준을 뛰어넘는 근력을 갖추게 됐고 이는 단거리인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낼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 엄태현 물리치료사
엄태현 치료사는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집중력을 가다듬는데 큰 기여를 했다. 마사지를 통해 단순히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대화와 심리치료 등을 통해 박태환의 정신력과 승부욕을 끌어올렸다.
훈련 시간 외에 박태환은 가장 많은 시간을 엄태현 물리치료사와 지냈다. 이 때문에 엄 물리치료사는 박태환과 가장 친해졌고 이제는 열여덟 고교생의 장난도 모두 받아주는 '큰형님'이 돼 버렸다.
엄 물리치료사는 경기 사흘 전 쯤에는 박태환에게 자신의 기(氣)를 불어넣는 치료도 병행하며 이후에는 다른 사람과 신체 접촉도 엄격히 금한다.
힘겹게 불어넣은 기가 빠져나갈 수도 있고 경기력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기운이 침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도 엄 물리치료사의 지시를 곧잘 따르고 있다. 다른 사람이 악수를 청할 때면 손을 뒤로 빼며 당황해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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