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영학, 피할 수 없는 ‘얄궂은 인연’

입력 2008.02.18 (10:24)

수정 2008.02.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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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주장인 중앙 미드필더 김남일(31.빗셀 고베)은 지난해 말 프로축구 K-리그 소속팀 수원 삼성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고베를 택해 올 시즌부터 일본 J-리그 무대에 선다.
수원은 김남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K-리그 최초의 북한 축구대표팀 출신인 안영학(30)을 부산 아이파크로부터 영입했다. 대신 공격수 안정환을 부산에 내줬다.
안영학은 수원 입단 후 김남일의 카리스마를 대신해야 한다는 지적에 "그는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나로 인해 수원의 전력이 약해졌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겠다"며 김남일의 그림자를 지우고 수원 '전력의 핵'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얄궂은 인연' 김남일과 안영학이 결국 피할 수 없게 됐다. 20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릴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2차전 남북대결에서다.
김남일과 안영학은 각각 남북 대표팀의 중원을 진두지휘하는 키 플레이어다.
'캡틴' 김남일은 17일 중국과 1차전 때 먼저 리드를 잡았다가 역전을 허용하고 재역전승까지 이뤄 내는 격변 속에서도 경험이 적지 않은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값진 승리를 따냈다.
안영학도 이어 열린 일본과 대결에서 팀이 비록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 1-1로 비겼지만 차분하게 공.수 연결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K-리그 3년 차를 맞은 안영학은 기량 면에서는 물론 한국축구를 잘 알다는 점에서 북한 대표팀에는 아주 유용한 자원이다.
"첫 경기인데다 중국 홈 관중 앞이라 힘들었을 텐데 후반 막판에 재역전골까지 넣는 것을 보니 한국 선수들의 승부욕과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는 안영학은 "한국 선수들은 거의 안다. 숙소에서도 만나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드필드에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벌여야 할 김남일에게는 따로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안영학은 이번 남북대결에 대해 "대표 선수로서 어느 팀이 더 낫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국가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뒤 "기대되고 설렌다. K-리그에서 만큼 성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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