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포백 변화 ‘정대세 막아라!’

입력 2008.02.19 (07:56)

수정 2008.02.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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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 길목에서 만나야 할 남북축구가 전초전을 갖는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북한과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을 치른다.
남북 간 공식 A매치는 2005년 8월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제2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2차전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9전 5승3무1패로 한국이 앞선다.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에 짜릿한 3-2 재역전승을 거뒀고, 북한은 일본과 1-1로 비겼다.
만일 이번 2차전에서 중국-일본이 비기고, 한국이 북한을 누르다면 남은 일본과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2003년 원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이번 만남에서는 무엇보다 월드컵 예선 맞대결을 앞둔 남북축구의 기 싸움이 불꽃을 튈 전망이다.
남북은 3월26일 북한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3조 2차전을 갖는다. 6월22일에는 한국에서 3차 예선 최종전을 치러야 한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해외파 주축이 빠진 국내파 중심으로 팀을 꾸렸지만 북한은 지난 6일 요르단과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1-0 승)에서 뛴 선수 중 홍영조를 제외하고 모두 그대로 나선다.
부담스런 남북대결에 허 감독은 "북한의 공격 라인이 빠르고 기술도 갖췄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북한 김정훈 역시 역시 "남측은 균형이 잘 짜여 있고 속도전에 능하다. 대비책을 세우겠다"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1차전처럼 박주영(FC서울)을 중심으로 스리톱 공격 라인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좌.우에서 염기훈(울산), 이근호(대구)가 중국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던 박주영을 돕는다.
경기 상황에 따라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187㎝의 장신 공격수 고기구(전남)를 투입해 박주영과 투톱으로 내세울 수 있다.
수비 라인에는 변화가 있다. 북한이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재일교포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를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하는 만큼 중국전(스리백)과 달리 포백으로 운영한다.
북한은 공격의 핵인 정대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던 일본과 대회 1차전에서 수비와 미드필더 수를 늘린 사실상 5-4-1에 가까운 전형으로 나왔다.
허 감독은 "중국에 오기 전부터 북한과 대결에서는 포백을 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소속팀에서도 포백을 경험해 봤던 강민수(전북)와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서울)가 중앙 수비로 나서 정대세 봉쇄에 나서고, 좌.우 풀백에는 공격적 성향이 강한 박원재(포항)와 이종민(울산)이 배치될 전망이다.
골문은 정성룡(포항)이 지킨다.
중원에서는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과 조원희(수원)가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로 짝을 이루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관우(수원)가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북한은 체격과 기술, 스피드 등을 두루 갖춘 정대세를 원톱으로 두고, 북한 최강 클럽 4.25팀 소속의 문인국과 박남철을 좌.우에 배치해 한국에 맞설 전망이다.
K-리거 안영학(수원 삼성)이 김영준과 중원을 지휘하고, 수비 라인은 일본전처럼 두텁게 구축해 안정을 꾀한 뒤 역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19일 오후 충칭의 다티안완 스타디움에서 각각 마무리 훈련을 가졌다.
오후 7시부터 먼저 훈련을 실시한 북한은 초반 선수들이 몸을 풀 때만 훈련 장면을 공개한 뒤 이후 취재진을 물리고 결전 준비를 했다.
한국은 북한이 훈련을 마친 뒤인 오후 9시부터 1시간 여 최종 훈련을 하면서 포백 수비와 상대 밀집수비를 뚫을 공격 전술을 가다듬었다.
이날 훈련에서는 포백에 중앙 수비수 강민수와 곽태휘, 좌.우 풀백에 곽희주(수원)와 이상호(제주)가 섰다. 공격 훈련은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중앙에서 마무리 짓는 것을 반복했고, 아크 부근에서 박주영과 이관우가 오른발 프리킥, 염기훈이 왼발 프리킥을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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