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철거민, 화재 원인 공방

입력 2009.01.22 (06:50)

수정 2009.01.22 (06:52)

<앵커 멘트>

이번 사태 진상 조사의 핵심은 바로 불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느냐입니다.

경찰과 철거민, 양쪽은 뚜렷하게 대립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이 나기 직전 가건물 안에 들어선 경찰입니다. 불이 시작된 시점이 경찰이 진입한 다음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놓고서는 양쪽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은 철거민을 끌어내는 도중 이들이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났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양신 (경사/서울 경찰청 특공대): "시너 냄새가 나는게 미리 작업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거기서 돌 던지는걸 피해서 올라가는데 화염병을 터트리더라고요."

그러나 철거민들은 정 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화염병이 맞아떨어지며 시너로 불이 옮겨 붙었을 뿐 시너를 손수 뿌리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시너를 뿌릴리 없습니다. 시너를 뿌리는건 스스로 폭파하겠다는 거랑 똑같은 얘긴데"

경찰이 인화물질인 시너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정 (서울 경찰청 차장): "투입한 방면 외에 시너에 불이 안 붙게 하기 위해서 살수를 계속했다."

그러나 시너는 물과 섞이지 않아 물을 뿌려서는 화재진압이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형주 (경원대 교수): "시너는 폭발력이 강해 불이 붙으면 소화 장비로도 진화가 불가능하다."

시너와 화염병이란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던 철거민, 이를 알고도 진압 작전을 감행한 경찰, 끝내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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