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물질’ 알고도 과잉 진압…비난 확산

입력 2009.01.22 (06:50)

수정 2009.01.22 (08:09)

<앵커 멘트>

참사가 난 건물 안에 다량의 인화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경찰이 구체적으로 알고도 진압을 강행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시민단체들까지 나서면서 과잉 진압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망루 안에서까지 쉴새 없이 던져지는 화염병들만 봐도 건물 곳곳에 인화성 물질이 산재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특공대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경찰, 진압 당시 화재 위험성을 예상하고 있었을까?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이같은 위험성을 알지 못한 채 특공대 투입을 승인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강기정 (민주당 의원): "특공대 진압시 매우 위험이 크다 이런 보고를 상부로 했다는 데 보고 받은 적 있나?"

<녹취>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 공개된 경찰 내부문건은 김 청장의 이런 주장과 배치됩니다.

진압 작전이 시작되기 하루 전 경찰은 농성장에 인화 물질인 시너 20리터짜리가 건물 안에 60통이나 있고, 경찰이 투입되면 철거민들의 돌출행동이 우려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공대를 투입하면 철거민들의 저항에 의해 화재가 날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 특공대가 투입되자 철거민들은 극단적으로 저항했고, 결국 건물안에 있던 시너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시민 단체들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정대현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 "김석기 경찰청장, 원세훈 행안부 장관의 구속 수사를 요구합니다."

위험 가능성이 크다는 걸 잘 알면서도 진압을 강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과잉 진압에 대한 경찰의 책임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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