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두 ‘용산참사’ 수사본부장 문답

입력 2009.01.22 (16:43)

`용산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 정병두 본부장은 22일 사망자 6명을 낸 건물 옥상 망루의 화재 원인이 화염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망루 안에 있던 농성자 중 1명이 화염병을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진압 작전을 수행한 경찰 특공대와 현장을 지휘했던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관과 함께 이번 농성을 지원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다음은 정 수사본부장과 일문일답.
--구속영장 청구된 6명중 세입자가 아닌 전철연 회원은.
▲세입자는 2명, 세입자가 아니어서 아무 관련없는 전철연 회원이 4명이다.
오늘 오전 7시50분이 체포시한이어서 오전 6시30분 구속영장 청구했다. 세입자와 전철연 포함해 5명이 사망했는데 그럼에도 영장 청구한 것은 이들이 아주 오랜 기간 (농성)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회원 간에 점거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석 달치 식량을 준비해 갔다고 한다. 시너와 세녹스(유사휘발유)도 상당히 준비했다.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해 온 흔적이 보인다.
이는 단순히 생존권을 지키려는 투쟁이라기보다는 변질한 흔적이 있어 고심 끝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철거민의 속성상 체포자를 전원 석방한다면 진술을 다시는 얻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고 경찰관 포함 6명이 사망했다는 사안의 중대성도 있었다.
청구 기준은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적극적이고 극렬한 행동을 했는지 여부다.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화재 감식이 나와야 최종 원인이 나오겠지만 일단 검찰은 화염병에 의한 화재로 판단했다. 화염병을 누가 (의도적으로) 던진 것인지, 날아온 것인지 확정할 수 없지만 경찰이 화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현재 농성자 조사 상황은.
▲병원에 입원한 사람 중 조사 못 한 사람도 있고 거부한 사람도 있다. 이들에 대해선 조사 후에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 수사 방향은.
▲3가지 방향인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들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을 상세히 조사한다. 전철연 간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전철연 전체를 보겠다는 게 아니라 모의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해 확인해 볼 것이다.
경찰에 대한 수사는 오늘부터 시작했다. 현장에 투입된 특공대원과 간부를 중심으로 농성장 진입 자체와 진입 시점이 적정했는지, 최대한 신속히 형사 처벌을 할 부분이 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내규나 수칙을 지킨 작전이었는지도 당연히 수사대상이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소환조사 계획은 현재로선 전혀 없으며 특공대장 이상도 조사한다. 용산경찰서장도 조사대상이다.
--토끼몰이식 작전을 편 것도 형사처벌 대상인가.
▲답변 곤란하다. 경찰이 발화의 책임은 없는 것은 맞다.
--작전대로 수행하지 않은 부분도 처벌대상인가.
▲상당히 답변하기 어렵다.
--컨테이너 작전이 화재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컨테이너가 화재와 무슨 관련이 있나.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리적 판단을 하겠다.
행위가 보는 사람과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컨대 철거민들은 다른 원인 때문에 화염병을 놓쳤다고 봤다면 아래 있는 경찰 입장에선 이를 던졌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저 사람이 던지더라'하는 진술은 나왔다. 지목된 한 사람은 이를 부인한다.
--망루 안에서 던졌다는 뜻인가.
▲그렇다. 고의성이 없다는 것은 조준해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방화의 직접 원인인가.
▲누구도 어떤 불씨가 떨어진 다음 불이 일어나더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발화지점은 망루 1층으로 보나.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농후하다.
--죽은 경찰관의 사인은
▲화재사로 돼 있다.
--구속영장 혐의에 방화치사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망루에 불이 나면 자신도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방어 목적일지는 몰라도 고의는 없었다는 거다. 불이 나면 자기들이 가장 먼저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망자 중 화염병을 던진 사람이 있다고 진술하나.
▲아니다.
--사망자는 4층에서 변을 당했나.
▲모두 4층이다. 불이 갑자기 확 번져 화상 입은 경찰도 10명이 넘는다. 불이 붙으니 도망을 나오다 마지막에 못 빠져나온 사람들이 사망한 듯하다.
--전철연을 깊이 있게 봐야 할 이유는.
▲깊이 있게 본다기보다 행위(농성) 준비부터 실행까지 도움을 준 전철연 사람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전철연이 돈을 모았다는 게 회비인가.
▲이번 농성을 위해 수천만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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