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눈 ‘든든한 버팀목’

입력 2009.02.17 (22:06)

수정 2009.02.18 (08:44)

<앵커 멘트>

故 김수환 추기경은 늘 어려운 사람들 편에 서있었습니다.
고인이 있어 힘을 얻었던 사람들에게 선종은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송영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반세기 사제의 삶은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였습니다.

10년 전, 큰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판자촌 주민들에게 故 김수환 추기경은 절망 앞에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안복순(장지동 화훼마을 주민) : "올 데 갈 데 없이 잿더미에 앉아 있는데 그럴 때 마다 오셔서 힘내자고 북돋아주셨는데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너무 안타깝고..."

어두웠던 시절, 추기경은 가진자와 힘있는 자들에게 맞서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눈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핍박의 고통과 설움 속에 홀로 서있던 사람들에게 故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했던 순간은 유일한 희망의 안식처였습니다.

<인터뷰> 강순희(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족) : "추기경님이라고 높은 곳에 있는 분이 친척들도 배척할 때 거리감 없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마음으로 행복했다고 느낍니다."

부모의 빈자리가 그리운 아이들, 몸이 불편한 사람들, 낯선 이방인들까지 소외된 사람들 모두 항상 그가 곁에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습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고, 삶의 끝자락에서 두려워했던 사람들은 마음의 평온함을 얻었습니다.

<인터뷰>김 필리아 수녀(성가복지병원) : "손잡아주시고, 얘기 들어주시고, 강복해주시고 하신 것이 삶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셨던 것 같아요."

추기경은 떠났지만 그가 전한 희망과 사랑은 소중한 가치로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