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2인자 끈기로 ‘값진 대기록’

입력 2009.04.14 (20:13)

수정 2009.04.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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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을 딱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 홈런을 쳤을 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해 보라. 난 홈런 1등은 한 번도 못해봤고 그저 2등만 세 번 해봤을 뿐이다."
14일 통산 34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려 2005년 장종훈이 작성한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 양준혁(40.삼성)은 "비록 홈런에서는 2등 인생이었지만 통산 기록에서 1위를 바라보게 됐다"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홈런 타자는 아니다. 데뷔 첫해이던 1993년(23개)과 1996년(28개), 1997년(30개) 등 세 차례 홈런 2위에 올랐을 뿐 홈런킹은 차지하지 못했다.
이승엽(33.요미우리)과 타이론 우즈(40.전 주니치)라는 두 걸물이 대포경쟁을 벌일 때 그는 영원한 2인자였다. 둘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뒤에는 심정수(34.전 삼성), 이대호(27.롯데) 등 후배에게 밀렸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린 양준혁은 꾸준함 하나로 1990-1992년 홈런왕을 3연패한 거포 장종훈 한화 코치를 넘어 홈런사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양준혁은 이날까지 통산 홈런을 필두로 통산 최다안타(2천207개), 통산 2루타(437개), 통산 루타(3천714개), 통산 타점(1천323개), 통산 사4구(1천286개), 통산 타수(6천962타수), 통산 득점(1천240점) 등 8개 항목에서 1위를 달렸다.
30개 이상 홈런을 때리는 타자가 2-3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연평균 21개씩을 꼬박꼬박 때려온 양준혁의 끈기는 인정해줄 만하다.
양준혁은 2003년 33개로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렸고 지난해 가장 적은 10개를 쏘아 올렸다.
30개 이상 대포를 가동한 해는 세 차례(1997, 1999, 2003년)이고 20개 이상은 9번 달성했다. 3할 타율 이상을 13차례 달성하면서 홈런도 양준혁만큼 꾸준히 작렬시킨 이는 찾아보기 드물다.
양준혁은 "홈런은 정말 기술이 있어야 때릴 수 있다. 안타처럼 대충 쳐서 나오는 게 아니다"며 거포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한 뒤 "나는 안타를 때리면서 장타를 중간 중간 때릴 수 있었기에 홈런도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기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프로야구가 28년째인데 통산 홈런 341개가 신기록이라면 내 생각으로도 적은 편이다. 그냥 한국야구가 발전하는 한 단계에서 나온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마흔다섯까지 뛴다고 가정할 때 목표는 400개"라며 힘줘 말했다.
앙준혁은 "이대호나 김태균(27.한화)은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500홈런도 충분하다"고 자신의 기록을 깰 후배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홈런 중 2007년 7월13일 수원구장에서 현대를 상대로 한 경기 처음으로 3개의 홈런을 때렸던 일, 1996년과 2003년 사상 최초로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 때 쏘아 올렸던 홈런, 1993년 4월20일 대구구장에서 해태 이대진으로부터 뽑아낸 첫 홈런 등을 인상적인 홈런으로 꼽았다.
여러 타이틀 중 양준혁은 "애착이 가는 순서를 꼽자면 안타-홈런-타점-사4구 순으로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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