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이현승, 두산 핵 타선 ‘꽁꽁’

입력 2009.04.14 (22:06)

수정 2009.04.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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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1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베테랑 전준호가 왼쪽 손가락 부상으로 사실상 전반기를 접은 점을 거론하며 한숨을 쉬었다.
초반 4연승을 달리며 기세좋게 출발했지만 최근 3연패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팀내 맏형격인 전준호가 부상하자 "전력에 보탬이 돼야 하는데 자꾸 전력이 빠지니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히어로즈에는 이현승이라는 `히어로'(영웅)가 있었다.
선발 이현승은 올 시즌 팀 타율 0.310로 유일하게 3할을 넘고 있는 두산 강타선을 맞아 7이닝 동안 7안타와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탈삼진도 6개나 뽑아냈다. 이현승의 호투에 힘입어 히어로즈는 두산을 2-1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무엇보다 연타를 맞지 않는 노련함이 빛났다. 안타 7개 중 연타석 안타는 3회 한 차례였다.
안타를 맞아도 이현승은 결정적 순간에서 타자 바깥쪽에 꽉 차는 기막힌 제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타율 0.516으로 타격 1위를 달리던 김현수와 타격 2위(0.458) 김동주도 삼진 2개와 1개씩을 각각 당하며 물러섰다.
운도 따랐다. 1회 김현수와 좌익수 깊은 타구와 5회 고영민이 때린 가운데 큰 타구는 LG 트윈스가 홈경기에서 4m를 당겨 사용하는 이동식 펜스인 `엑스(X)-존'이었다면 홈런 또는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들이었다.
이날 승리로 이현승은 올 시즌 3경기에 출전해 2승(무패)째를 수확했으며 12⅔ 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는 짠물 투구로 `방어율 제로'(0)의 호조를 이어가게 됐다. 두 부문 모두 1위의 놀라운 결과다.
이현승은 경기 직후 "전지훈련 중 송신영 선배가 가르쳐준 슬라이더가 잘 먹혔다. 4회 위기에서 정민태 투수코치가 올라와 `네 공이 최고다. 아무도 네 공을 못친다'라고 한 말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줘 큰 힘이 됐다"라며 "우리 팀에 장원삼, 마일영 외에도 좋은 좌완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시진 감독도 "이현승이 완벽하게 던졌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2006, 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중간 계투로 활동하고 나서 지난해 히어로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6승8패, 평균자책점 4.58로 가능성을 보인 이현승이 올 시즌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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