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명승부에 종지부 ‘4번째 정상’

입력 2009.05.01 (21:06)

수정 2009.05.0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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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가 '숙적' 서울 삼성을 물리치고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KCC는 1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마지막 7차전에서 삼성을 98-82로 꺾고 2003-2004시즌 이후 5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KCC는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해 프로농구에서 처음으로 네 번 정상에 깃발을 꽂은 팀이 됐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 KCC 추승균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67표 가운데 60표를 얻어 MVP에 뽑혔다.
추승균은 또 이번 7차전에서 팀내 가장 많은 24점을 몰아넣고 도움 3개, 리바운드 2개를 곁들이며 팀 승리 주역이 됐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도 18점을 올리고 15개 리바운드를 곁들이며 KCC 공격을 지원했다.
반면 세 번째 정상 정복에 나섰던 삼성은 지난 시즌 원주 동부와 결승전에서 1승4패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남겼다.
출발은 삼성이 좋았다. 1쿼터에 3점슛 2개를 터뜨린 이규섭(8점)과 8점을 넣은 테렌스 레더(34점.10리바운드)를 앞세운 삼성은 1쿼터를 29-23으로 마치며 기선을 잡았다.
2쿼터 초반에도 삼성의 기세가 매서웠다. 레더의 연속 4득점으로 10점 차로 달아난 삼성은 2쿼터 중반까지도 10점 차를 지키며 3승1패에서 2연패를 당한 KCC를 압박해나갔다.
그러나 KCC는 자유투로 꾸준히 추격을 계속했다. 25-35에서 신명호(13점)의 3점슛으로 추격에 시동을 건 KCC는 이후 5분여간 야투 없이 자유투로만 내리 12점을 넣으며 40-43까지 따라붙었다.
전반에 KCC는 자유투를 무려 30개나 던진 반면 삼성은 자유투 시도가 7개에 그쳤다.
전반 46점 가운데 절반 가까운 21점을 자유투로 수확한 KCC는 43-44에서 전반 종료와 함께 던진 강병현(13점)의 3점슛이 들어가며 오히려 2점을 앞서며 후반을 맞았다.
후반에는 KCC의 3점포가 터지면서 승부 흐름이 뒤바뀌었다.
KCC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삼성 레더에 2점을 내줬지만 강병현의 3점슛으로 도망가고 삼성이 다시 레더의 2득점으로 따라붙자 이번엔 추승균, 마이카 브랜드(17점)의 연속 3점포로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55-48을 만든 KCC는 이어 하승진, 추승균이 연속해 2점씩 넣으며 59-48, 11점 차를 만들었다.
삼성 이상민(14점)이 3점슛으로 좁혀오자 KCC는 신명호가 '멍군' 3점슛으로 맞받아 좀처럼 삼성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0점 차로 시작한 4쿼터에서 KCC는 하승진과 추승균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1분도 안 돼 14점 차로 도망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칼 미첼(12점)도 4쿼터에서 10점을 쏟아 부으며 KCC 승리를 자축했다.
삼성은 레더가 34점에 10리바운드라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부터 내준 경기 흐름을 되돌리기엔 남은 힘이 부족했다.
허재 KCC 감독은 경기 후 "여기까지 우승한 것은 전주 팬들의 힘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올해는 정말 8연패도 당하고 부상으로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끝까지 조금 모자란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생애 첫 MVP를 탄 추승균은 "항상 꾸준히 열심히 하면 상을 받는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여주게 돼 기쁘다"면서 "옆에서 고생해준 아내와 아들, 가족들에게 고맙고 나 혼자 받는 상이 아니라 주위에서 도와준 모든 사람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모든 동료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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