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추승균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입력 2009.05.01 (22:15)

수정 2009.05.0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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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35)이 12년을 참았던 큰 소리를 내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기량은 정상급 선수로 항상 인정을 받았지만 프로 12년차인 올해 이 상을 받기 전까지는 정규리그, 올스타전, 플레이오프 MVP는 고사하고 베스트 5에도 한 차례도 뽑히지 못하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선수로만 네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은 추승균은 "세 번째 우승할 때까지는 아무 상도 못 받았는데 이번엔 큰 상을 받았으니 지금이 내 농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소감은.
▲힘들다. 지금 긴장이 덜 풀렸는데 긴장이 풀리고 나면 며칠 쓰러져 있을 것 같다.(웃음)
앞에 세 번 우승할 때는 막내 급이었는데 이번에는 최고참이고 주장이다 보니 부담도 많았고 책임감도 느꼈다.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분이 좋고 감독, 코치님, 프런트와 선수들, 트레이너, 매니저 등 한마음이 돼 챔프전 우승을 일궈냈다. 네 번째라 그런지 나 자신은 좀 그때보다 침착한 것 같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6차전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다. 오늘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후배들이 오히려 나를 더 격려해주고 힘을 북돋워줘 힘을 낼 수 있었다. 후배들이 도와줘서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2년 만에 처음 받는 상인데.
▲항상 꾸준히 열심히 하면 상을 받는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여주게 돼 기쁘다. 옆에서 고생해준 아내와 아들, 가족들에게 고맙고 나 혼자 받는 상이 아니라 주위에서 도와준 모든 사람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또 다음에는 동생들이 MVP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
-눈가가 붉어졌다.
▲(눈물을 참으며) 12년간 지나간 세월이 스쳐 지나가서 그랬다. 노력하니까 큰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좋다.
-현대, KCC를 잇는 유일한 선수인데.
▲어릴 때부터 현대를 워낙 좋아했다. 지금도 물론 좋아하고 애착이 크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 세대교체나 이런 부분에서 힘들 것이라고도 생각했는데 동생들이 다 착하고 열심히 해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
-상복이 없어서 주위를 원망하지는 않았나.
▲그런 건 없었다.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빨리 잊는 성격이라서 내 일에만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이상민과 끝나고 얘기를 나눴나.
▲못 했다. 전화를 해야 할 것 같다.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고 다 끝났으니 좀 쉬다가 술이나 한잔하자고 해야겠다.
-올 시즌 가장 어려운 순간은 언제였나.
▲역시 플레이오프에서는 6차전이 어려웠고 시즌을 보면 8연패 당할 때가 고비였다. 트레이드 돼온 선수들이 적응을 잘 해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승진과 MVP 경쟁을 했는데.
▲(하)승진이가 골밑에서 버텨줬기 때문에 내가 오늘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승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할 선수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일단 후배들과 같이 즐기고 싶다. 그리고는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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