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4번째 챔피언 반지 낀 순간

입력 2009.05.01 (21:30)

수정 2009.05.01 (21:37)

KBS 뉴스 이미지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긴장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합니다. 선수 때부터 항상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무대포(막무가내식)로 하려고 합니다."
허재(44) 전주 KCC 감독은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삼성과 최종 7차전을 앞두고 경기 전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지만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은 숨길 수 없었다.
허 감독은 경기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자 벤치에 앉지 못하고 바짝 긴장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3쿼터에서 KCC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해 마지막 4쿼터에서 점수를 더욱 벌리자 허 감독의 굳어진 표정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4분14초를 남기고 칼 미첼이 3점슛을 꽂아 넣자 점수는 93-68로 KCC의 리드. 이때서야 허재 감독은 승리를 예감한 듯 얼굴에 웃음을 보였다.
종료 1분30여 초 전에는 98-79까지 달아나 KCC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자 허 감독은 "이제 됐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KCC 팬들도 모두 일어나 KCC를 외쳤다.
종료 10여초 전부터는 복도와 계단까지 팬들이 모두 차지한 전주체육관은 '이겼다' 'KCC' '챔피언'이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마침내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마지막까지 코트를 누볐던 KCC 5명의 선수는 벤치에서 대기하던 선수들과 한데 뒤엉켰고 이어진 폭죽 속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천장에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KCC EGIS CHAMPIONS 팬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내려와 펼쳐졌다.
허재 감독도 헹가래를 받으며 오랜만에 기쁨을 만끽했다.
'KCC'가 적힌 카드 섹션을 들고 열렬히 응원을 보낸 5천여명의 홈 팬들은 일제히 'KCC'를 외쳤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누구보다도 우승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던 이는 바로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하승진은 종료 직후 바로 코트 가운데로 뛰어나왔고 동료와 서로 껴안으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하승진은 이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에는 샴페인을 머리에 뿌리고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감격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반면 버스 8대를 타고 서울에서 전주까지 응원 온 삼성 팬들은 KCC에 16점차로 크게 지자 허무한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일부는 자리를 뜨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