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마음, 모두가 하나일텐데요.
특히 노 전 대통령과 소박하지만 따뜻한 인연을 맺은 이들의 마음은 더욱 그럴 겁니다.
황현택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이라크 자이툰 부대를 전격 방문합니다.
<현장음>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작전명 '동방계획', 철통보안 속에 이뤄진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녹취> 노무현(당시 대통령): "제가 여러 사람들의 따뜻한 대접을 받았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하니까 알아주더라니까요."
한 사병이 갑자기 노 전 대통령을 끌어안아 올려 주위 경호원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녹취> "(허리) 다칠라" "상병 김준석,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4년여 만에 다시 만난 대통령, 이제 영정 안에 모셔져 있습니다.
'다칠라'... 그렇게 걱정해 주던 후덕한 표정,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김준석(전 자이툰부대원): "흰 머리가 아니었을 때 제가 봤었거든요. 지금은 흰 머리이시지만, 그렇게 가서 예전처럼 편하게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봉하마을을 찾아 퇴임한 대통령을 다시 한번 안아주고 싶었다는 김 씨,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녹취> 김준석(전 자이툰부대원): "김준석이라고 하면 아실 거 아니어요. 갈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이렇게 되니까 마음이 진짜..."
지난 2002년, 민주당 TV 찬조연설의 일등 공신이었던 부산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 씨.
<녹취>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크게 한턱 내렵니다."
노무현 당선인을 업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랐던 게 바로 어제 일만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만남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녹취> 이일순(자갈치 아지매): "장사 한참 하는데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 죽었다고 해서 믿기지가 않았거든요. 뇌출혈로 쓰러졌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장사를 마치고 찾은 봉하마을, 30여 분을 기다린 끝에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았습니다.
<녹취> 이일순(자갈치 아지매): "너무 가슴이 아프죠. 이제까지 고생하다가 조용하게 편안하게 쉬시라는 말 밖에는..."
노 전 대통령 시신을 운구하던 차량 운전사.
그 몸짓에선 애도의 마음이 깊이 느껴집니다.
'비켜달라' 소리치는 사진 기자들을 막아서고, 정중히 인사하던 모습 때문입니다.
그를 직접 알았던 몰랐던...
추억하는 이들에겐 슬픔과 안타까움이 남았습니다.
KBS뉴스 황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