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시 조끼 어떻습니까."
4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앞둔 호랑이 군단 더그아웃은 예상했던 대로 잔칫집 분위기가 물씬 났다.
6년11개월 만에 단독 1위로 올라선 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은 한 팬클럽으로부터 정성이 깃든 '1위 등극 기념 선물'을 받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KIA 타이거즈 갤러리'라는 팬 클럽이 등 쪽에 호랑이 한 마리가 자수로 아로새겨진 빨간색 모시 조끼와 바지 한 벌을 조 감독에게 선사한 것.
조범현 감독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실히 느낀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겠다"고 화답했다.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느냐'고 묻자 "그냥 메시지만 좀 받았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잘 되는 팀은 모든 게 잘 풀리는 법.
KIA는 올해 1,2군 올스타전 MVP를 싹쓸이했다.
1군 올스타는 '아기 호랑이' 안치홍이 받았고 2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차세대 거포 이명환이 홈런을 터트려 MVP로 선정됐다.
조 감독은 "1,2군 올스타 MVP 다 먹은 팀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랑하느라 바빴다.
분위기를 좀 심각하게 바꾸면서 1위 예상 승수를 물어보자 금세 조심스러워졌다.
조범현 감독은 "1위는 78승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68~70승이면 4강 안정권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KIA는 4일 경기 전까지 52승. 아직 갈 길이 멀다.
조 감독은 "요즘에는 훈련 때부터 집중력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훈련은 대충하고 경기 때 바짝 하면 되겠지 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 몇 경기에서 확 벌어질 수 있다"며 잘 달리는 선수들을 더 채찍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