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믿을맨 부재 속 ‘벌떼 야구’ 돌입

입력 2009.08.04 (23:00)

프로야구 SK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쳐 히어로즈에 9-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벌떼 야구'는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김 감독은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1-2로 뒤집힌 5회초 2사 1,2루에서 선발투수 게리 글로버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무려 7명을 쏟아붓는 계투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나온 윤길현이 안타 2방을 맞아 점수는 1-5로 벌어졌다. 6회 등판한 정우람은 송지만에게 가운데 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솔로포를 맞았고 7회와 8회 나온 이승호와 제춘모도 각각 적시타를 맞고 1점씩 줬다.
김 감독은 상대 타선을 봉쇄하고자 '돌려막기'를 택했으나 나오는 투수마다 점수를 허용하면서 끝까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펜 운용에 역점을 두겠다고 선언했고 에이스 김광현이 손등에 금이 가는 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벌떼 작전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재차 허리진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계투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SK는 후반기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7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5.80으로 워낙 부진하나 허리진의 방어율도 3.68로 제법 높은 편이다.
SK식 벌떼 야구가 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005년과 2006년 '지키는 야구'로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우승한 선동열 삼성 감독도 "지난 2년간 SK 투수들이 많이 던졌기에 올해 부진한 건 당연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안방마님' 박경완의 이탈도 결정적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는다. 타자의 노림수를 잘 읽는 박경완이 있었다면 투수진의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없는 선수는 아예 생각도 안 한다"는 김 감독의 말마따나 지금은 모두 부질없는 생각이다.
그보다도 계투진을 이끌 '믿을맨'이 보이지 않는 게 게임이 안 풀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웅천을 필두로 윤길현, 정우람, 김원형 등 지난 2년간 SK 막강방패를 구축했던 이들이 올해 부상과 체력 저하로 제 실력을 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채병용은 팔꿈치 통증으로 역시 시즌을 접었다.
김 감독은 왼팔 이승호를 중용하고 있으나 이승호는 닷새 전 두산과 경기에서 3점을 준 데 이어 2경기 연속 실점하면서 완벽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계투진을 대표할 간판 얼굴이 없다보니 SK는 흔한 '필승조' 없이 매 경기 사실상 전원이 투입되는 총력전을 벌이는 형편이다.
김성근 감독은 "긴장감에서 경기해 역전승을 거뒀지만 투수 소모가 많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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