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파리아스 징크스 탈출 실패’

입력 2009.09.02 (22:50)

수정 2009.09.0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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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41)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또 `파리아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부산은 2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인 포항 스틸러스와 프로축구 리그컵대회 피스컵코리아 2009 결승 1차전에서 전반 23분 박희도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후반 31분 데닐손에게 동점골을 얻어맞고 1-1로 비겼다.
부산으로서는 안방에서 기선을 제압하지 못해 16일 포항 원정에서 부담스런 결승 2차전을 치르게 됐다.
지난해 부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K-리그 사령탑으로 데뷔한 황선홍 감독은 부임 이후 포항과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홈 1-2 패, 원정 2-3 패)에서는 모두 한 골 차로 패했고, 올해는 포항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련된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황 감독은 "(파리아스) 매직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절대 지지 않겠다"며 파리아스 감독에게 선전포고했다.
당시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2007년 K-리그 우승을 이끌어 모든 팀에 `공공의 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에도 황 감독은 당시 인터뷰 내용을 꺼내자 "매직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골 차 패배는 언제든 극복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도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리드를 잡았다가 무승부가 돼 더욱 아쉬웠다.
선제골을 잘 지켰다면 부산은 1998년 필립모리스컵에서 우승한 이후 11년 만의 리그컵대회 정상 도전에 한층 힘이 실릴 상황이었다.
안병모 부산 단장의 생일을 맞아 선수들이 이날 점심 식사 때 숙소에서 깜짝 파티를 열어 승리 선물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부산은 성남, 울산 등 강호들을 꺾고 어렵게 이번 대회 결승까지 올랐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불러모아 '결승전을 뛰어본 적 있느냐'고 물었더니 박진섭과 서동원을 빼놓고는 없다고 하더라"고 황 감독이 밝힐 정도로 부산의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며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애썼다.
경기 후 황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준비한대로 잘 해줬다. 공격 전환시 어려움을 겪은 것이 추가 득점에 실패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2차전이 남아 있다. 1-0 승리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면서 "반드시 우승컵을 가지고 부산에 돌아오겠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한편 파리아스 감독은 이날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 면에서도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파리아스 감독은 "오늘 오전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봤는데 내용이 안 좋더라. 그런데 지금 비슷한 경기를 본 것 같다. 무의미한 패스, 백패스도 많이 나오고 공격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결승다운 경기를 못 보여줬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마치 친선경기하는 것 같았다. 좀 더 세밀한 부분을 보완해 2차전에서는 결승같은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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