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리그컵 선물 ‘고심’

입력 2009.09.03 (08:50)

수정 2009.09.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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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축구 리그컵대회가 이제 오는 16일 포항에서 열릴 포항 스틸러스-부산 아이파크의 결승 2차전 한 판만 남겨뒀다.
2일 부산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양 팀은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로 비겨 2차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하지만 사실 올해에도 리그 컵대회를 바라보는 K-리그 구단의 시선은 여전히 시큰둥했다.
정규리그는 물론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러야 하는 일부 팀은 리그컵대회에서는 주축 선수들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FA컵 등을 모두 놓고 볼 때 리그컵대회는 이미 K-리그 팀의 우선 순위에서 맨 뒤로 밀려나 있다. 리그 컵대회에서는 우승해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K-리그(1∼3위)와 FA컵(우승)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걸려 있고, 아시아 무대로만 나가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리그 컵대회 우승팀에는 우승 상금 1억원이 돌아가는 것이 고작이다.
우승 상금도 K-리그(3억원), FA컵(2억원)에 비해 적다.
프로축구연맹은 고심하다 올해부터는 지난해 우승팀에 시즌 개막 전 열릴 국제클럽대항전 참가 기회를 줬다. 그래서 수원이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팬퍼시픽챔피언십에 참가했다.
하지만 연맹 관계자 말로는 올해 대회에서 큰 적자가 나서 내년에도 이 대회가 계속 열릴지 불투명하다. 양태오 프로연맹 운영부장은 "리그컵대회 우승팀에 어떤 혜택을 줘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조만간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하고서 내년 일정을 짤 계획이다. 내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이 있어 예년보다 더 리그 일정을 짜기가 쉽지 않다.
리그컵대회도 당장 큰 틀의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프로연맹은 정규리그만으로는 경기 수가 부족하다는 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일단 리그컵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 말로는 구단이 원하는 연간 경기 수는 35∼40경기 정도다.
다만 리그컵대회를 치러야 한다면 우승팀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 참가팀이 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상금을 크게 올리기는 무리다. 그렇다면 리그컵대회 우승팀을 정규리그 플레이오프에 합류시켜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 경쟁에 나설 기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맹은 일단 AFC 챔피언스리그가 자국 리그와 FA컵 성적을 기준으로 출전 자격을 주도록 규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연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우리처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리그도 있고,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리그도 있는 등 나라마다 리그 순위 결정 방식이 다른 만큼 리그컵대회 우승팀에 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줘도 무방하다는 견해 또한 있다.
한 연맹 관계자는 "리그컵대회 우승팀을 리그 플레이오프에 참가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단은 규정상 가능한지 AFC에 질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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