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항, ‘뒤집기 4강’ 배수의 진

입력 2009.09.29 (11:32)

수정 2009.09.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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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가 반격에 나선다.
포항은 30일 오후 6시30분 홈 구장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부니오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서울은 이어 오후 8시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움 살랄(카타르)과 4강 티켓을 다툰다.
포항은 지난 23일 부니오드코르와 원정 1차전에서 경기 시작 7분 만에 터진 노병준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후반 중반 중앙수비수 김형일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끝에 1-3으로 역전패해 궁지에 몰렸다.
서울도 움 살랄 원정경기에서 전반 정조국이 혼자 두 골을 넣었지만 후반 내리 세 골을 내줘 결국 2-3으로 무릎 꿇었다.
서울과 포항 모두 아시아 정상 꿈을 이어가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두 팀 모두 1차전 역전패를 안방에서 깨끗하게 설욕하고 4강에 오르겠다며 합숙훈련까지 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서울과 포항, 4강 오르려면
이번 대회에서는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한다. 서울과 포항 모두 적전에서 패했지만 득점을 올린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이유다.
서울은 이번 2차전에서 움 살랄을 두 골 차로 꺾으면 무조건 4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1-0으로 이겨도 4강에 오른다. 2-1로 승리해도 마찬가지다.
3-2 승리를 거두면 전, 후반 15분씩의 연장전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서울이 4-3으로 이기면 4강 티켓은 원정 득점이 더 많은 움 살랄의 몫이 된다.
포항은 최소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해 서울보다는 압박이 크다.
1차전에서 퇴장당한 김형일이 이번 경기를 못 뛰어 수비벽에 균열이 생긴 것이 걸리지만 일단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빠른 시간에 첫 골을 뽑아야 한다.
포항은 2-0으로 이기면 4강에 오른다. 하지만 한 골을 내주면 세 골을 넣어야 연장전이라도 바라볼 수 있어 부담스럽다.
서울과 포항이 모두 8강을 통과하면 둘이 4강에서 맞붙는다. 그렇게만 되면 2006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에 이어 3년 만에 K-리그 팀의 결승 진출도 확정된다.
◇`브라질의 벽' 넘어라
포항은 2007년 K-리그에 이어 지난해 FA컵, 올해는 리그컵대회(피스컵코리아)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명가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2005년 부임한 K-리그 최초의 브라질 출신 사령탑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덕이 컸다.
공교롭게도 포항을 꺾은 부니오드코르의 사령탑도 브라질 출신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가 지난 6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부니오드코르는 1차전에서 최효진의 공격 가담으로 공간이 많이 생긴 포항의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해 재미를 봤다. 스콜라리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대목이었다.
부니오드코르에는 한.일 월드컵 우승 주역인 37세의 브라질 출신 베테랑 히바우두도 있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을 전담한 그는 1차전에서 팀이 넣은 세 골 모두에 관여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포항으로서는 스콜라리의 머릿속을 읽고, 히바우두의 발을 묶어야 승산이 있다.
서울의 경계대상도 1차전에서 움 살랄의 세 골 모두를 만들어낸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이다.
결승골을 포함해 두 골을 넣은 마그노 알베스도 브라질 국적이고, 동점골을 뽑은 파비오 세자르는 카타르 국가대표로도 뛰고 있지만 브라질에서 귀화한 선수다.
수차례 결정적 기회를 놓치긴 했어도 서울 골문을 쉬지 않고 위협했던 다비 역시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뛰면서 득점 선두를 달리다 올여름 움 살랄로 둥지를 옮긴 브라질 선수다.
◇안방강자 '뒤집기 보라'
서울과 포항은 석연치 않은 판정을 떠나 그라운드 사정이나 기후, 홈 텃세 등 만만치 않은 원정경기를 통해 상대가 결코 넘어서기 힘든 벽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4강 진출 여부를 결정할 2차전이 안방에서 열린다는 것은 희망을 갖게 한다.
포항은 올 시즌 포항 스틸야드에서는 한 번도 고개를 떨군 적이 없다.
K-리그와 리그컵대회를 포함해 6승7무, AFC챔피언스리그에서 3승1무를 거두는 등 17차례 홈 경기에서 9승8무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FA컵에서도 1승을 추가했다.
포항처럼 `안방 불패'는 아니지만 서울도 홈 경기 승률은 높다.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반타작(1승1무1패)했지만 정규리그와 리그컵대회 10승2무2패, FA컵 1승 등의 호성적으로 홈 팬의 응원에 보답했다.
서울과 포항 선수들은 하나같이 "홈 경기라서 더 자신있다"며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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