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매직 ‘스콜라리도 넘었다’

입력 2009.09.30 (22:37)

수정 2009.09.3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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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훌륭했던 사람이 지금도 꼭 승자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스콜라리 감독이 아니라 분요드코르를 상대로 이기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파리아스 마법'이 월드컵 챔피언을 지휘한 세계적 명장 스콜라리도 힘을 못 쓰게 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30일 열린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 경기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꺾고 4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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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8강전은 브라질 출신 사령탑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K-리그 최초의 브라질 출신 사령탑인 파리아스 감독은 2007년 K-리그를 시작으로 지난해 FA컵에 이어 올해 리그컵대회 우승컵까지 포항에 안긴 능력 있는 지도자다.
하지만 스콜라리의 명성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스콜라리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분요드코르 지휘봉을 잡기 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 감독을 맡았던 세계적 명장이다.
지난 6월 분요드코르와 1년6개월 계약서에 사인한 스콜라리 감독의 연봉은 지도자 중 세계 최고인 1천200만 파운드(약 2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아스 감독 몸값의 약 60배다.
하지만 파리아스 감독이 지휘한 포항은 분요드코르에 1차전 원정경기의 1-3 패배를 설욕하면서 4강 티켓을 가져갔다.
이날도 파리아스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1차전에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던 스트라이커 스테보를 선발로 내보내 연장까지 풀타임을 뛰게 했다. 결국 스테보는 연장 전반 11분 결승골을 터트려 포항을 4강으로 이끌었다. 스테보는 후반 31분에는 데닐손이 넣은 팀의 세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전반 38분 황진성을 빼고 교체 투입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재성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넣어 승리의 발판을 마렸다. 전반 내내 선제골이 터지지 않아 조급해하던 포항이었다.
게다가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90분을 모두 맡겼던 오른쪽 풀백 최효진을 빼고 연장전 시작하면서 박희철을 투입한 것도 적중했다. 박희철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스테보의 결승골을 도왔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먼저 "매우 수준 높은 경기였다. 경기장을 찾은 분들은 정말 좋은 축구를 보고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대가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수비 축구를 하지 않고 전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좋은 축구가 됐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해줬다"며 분요드코르에도 인사를 전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김재성의 투입 이후 공격적인 부분에서 힘이 생기고 좋아졌다. 측면 공격이 잘 되면서 상대 수비가 열리고 공간도 생겼다"며 교체 카드에 만족해 했다.
마지막 교체 카드로 수비수 박희철을 선택하게 된 데 대해서는 "좀더 공격적인 선수를 넣어야 하나, 아니면 수비 안정을 꾀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콜라리 감독은 "좋은 경기였다. 포항이 우리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면 포항은 실수가 거의 없었다"면서 "파리아스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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