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달군 대~한민국’ 아쉽게 졌다

입력 2009.11.19 (01:38)

수정 2009.11.1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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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축구종가'의 심장부를 누볐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유럽 방문길에 올랐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르비아와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른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풀럼의 크레이븐 코티지.
템즈 강변에 있는 2만6천여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한국은 지난 15일 덴마크와 평가전(0-0 무승부)에 이어 허정무호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유럽 팀과 기량을 겨뤘다.
한국도, 세르비아도 아닌 중립지역에서 경기가 열렸지만 이날 홈 팀은 한국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홈 경기 개최권을 갖고 세르비아 대표팀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번 평가전이 성사됐다. 덴마크 에스비에르에서 열린 덴마크와 친선경기 때 한국은 홈 팀 덴마크로부터 초청료를 받지 않고 뛰었지만, 이번에 세르비아에는 소정의 대전료까지 지급했다.
이번 경기 입장권은 6천500장만 팔았다. 경기가 현지시각으로 수요일 낮 2시30분 킥오프돼 관중이 많지 않으리라 판단한 축구협회에서 경기장 임대료를 줄이고자 본부석 맞은 편 관중석만 일반 팬들에게 개방했다. 양쪽 골대 뒤로는 축구팬을 받지 않아 가끔 중계화면에 비친 모습은 마치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는 것 같기도 했다.
이날 입장권은 한국과 세르비아 팬들에게 절반씩 할당됐는데 일찌감치 매진됐다.
유학생과 현지 교민 등 한국 응원단은 태극기를 흔들고, 빨강 막대 풍선을 두들기면서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조직적으로 응원을 주도하는 이는 없었지만, 누군가의 입에서 먼저 '대∼한민국'이나 '오 필승코리아' 등 응원 구호와 응원가가 터져 나오면 이내 관중석 전체로 펴졌다.
세르비아 팬들도 간간이 `세르비아'를 연호했지만 금세 한국 응원단의 환호와 박수에 묻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런던을 찾은 것은 2007년 2월 그리스와 친선경기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당시 경기도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렸다. 한국은 이천수의 프리킥 결승골로 2004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1-0으로 무릎을 꿇렸다.
이번 경기에서도 크레이븐 코티지를 홈 구장으로 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 소속의 설기현이 선발 출전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미드필더 박지성과 중앙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각각 한국과 세르비아 대표팀을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오는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한국에서는 박지성, 설기현을 비롯해 이청용(볼턴), 조원희(위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네 명이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그리스를 꺾은 2년9개월 전과 다를 게 없었다. 당시 후반 인저리타임 몇몇 그리스 팬이 플래카드를 들고 그라운드에 난입해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가는 촌극이 있었다. 이날은 세르비아 팬 하나가 후반 초반 그라운드로 들어와 질주하다 똑같이 경호원들에게 붙들려 나갔다.
분위기는 비슷했는데 결과는 아쉽게도 지난번 런던 방문 때와 달랐다.
한국은 세르비아에 0-1로 졌다. 연속 경기 무패 행진도 27경기(14승13무)로 끝내야 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한 동유럽 강호 세르비아를 맞아 주심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내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유럽 팀을 상대로 싸울 때 이번 세르비아와 경기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선수들도, 응원단도 믿는 듯했다.
그래서 한국 응원단은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우렁찬 박수를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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