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박지성 시프트’ 위력 없었다

입력 2009.11.19 (01:57)

KBS 뉴스 이미지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박지성 시프트'를 꺼내 들었지만 0-1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허정무 감독은 19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박지성에게 중앙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를 자유롭게 넘나들게 하는 '프리 롤'을 부여하는 소위 '박지성 시프트'를 가동한 것이다.
허 감독은 국내파 주전 미드필더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가 K-리그 일정으로 조기 귀국하면서 포메이션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박지성을 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 스트라이커 설기현(풀럼)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란 중책을 맡겼다.
중원에는 박지성 특유의 활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수비력이 좋은 김남일(고베)-조원희(위건) 조합을 선발로 짰다. 좌우 측면에는 크로스 능력이 뛰어난 염기훈(울산)-이청용(볼턴)이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으로 좌우 측면을 오가기도 한 박지성은 좌우 측면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중앙으로 쇄도하거나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코칭스태프는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치자 후반 초반에는 염기훈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설기현과 투톱으로 세웠고 박지성은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지성은 부지런한 움직임에 비해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물론 세르비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볼 잡기도 쉽지 않았지만 박지성이 역습 상황에서 찔러준 패스는 상대 수비진에 자주 걸렸고 패스 타이밍이 한 박자 늦기도 했다.
날카로운 전진 패스도 잘 보이지 않았고 볼 트래핑에서 미흡함도 있었다.
다만 박지성은 A매치 두 경기 연속 출전하면서 건재를 알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박지성은 무릎 부상 여파로 소속 팀에서 11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지난 15일 덴마크와 평가전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66분을 뛰었다. 또 나흘 뒤인 이날 세르비아와 경기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후반 27분 수비수 강민수와 교체될 때까지 7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지성이 무릎 부상 후유증 우려를 털어내며 한 달 만의 실전치고는 무난하게 경기를 조율한 것이다. 교체 아웃될 때는 지난해 10월까지 캡틴을 맡았던 김남일의 팔뚝에 주장 완장을 채워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한국은 세르비아의 벽에 막혔고 허정무 감독이 취임 후 칠레와 평가전 패배 이후 이어졌던 27경기 연속 무패(14승13무) 행진도 끝내 멈췄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