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뻥 뚫린 수비’ 발등의 불

입력 2010.02.11 (11:14)

수정 2010.02.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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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맞대결에서 어이없는 참패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앞둔 허정무호의 수비 불안이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중국과 2차전과 0-3으로 완패했다. 중국에 사상 처음 져 충격은 컸는데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한국으로서는 졸전이었다.



특히 포백 수비진영의 불안은 넉 달 앞으로도 다가온 월드컵 본선 전망을 어둡게 할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은 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지난달 남아공과 스페인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 참가한 국내파와 일본 J-리거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셀틱) 등 유럽에서 뛰는 대표팀 주축들은 빠졌다.



골 결정력 부족과 득점력 빈곤 문제는 유럽 무대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겨루면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해외파가 합류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수비 조직력은 해외파가 합류하더라도 지금보다 크게 나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고민거리다.



중국과 경기에서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이정수(가시마)가 부상으로 전반 15분 만에 교체되는 돌발 상황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력은 낙제점이었다.



풀타임을 뛴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곽태휘(교토) 조합이나 오른쪽 풀백 오범석(울산)은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허정무 감독이 중용할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비롯해 러시아에서 뛰다 K-리그 울산 현대로 복귀한 김동진 등이 대표팀이 가세할 수 있는데, 이들은 좌우 풀백 자원이다.



중앙수비수는 현재 동아시아대회 멤버가 허 감독이 뽑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 내내 우왕좌왕하다 세 골이나 내줬다.



이날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나서 안정적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린 중국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렸다.



공격 1선이나 미드필더에서 압박을 가하지 못해 수비라인에 바로 위험상황이 노출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날 한국 수비는 개인기는 물론 조직적 플레이에서도 중국에 완전히 밀렸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수비수 간의 호흡은 물론 위치 선정,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좋지 못했다"면서 "수비수가 공 쪽으로 몰리는 일이 많았고 위험 지역에서 볼처리나 미드필더에게 내주는 패스 연결 등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앙수비수 자원으로는 조용형과 곽태휘, 이정수, 강민수 등이 있다. 하지만 어느 조합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 위원은 "빠르면 체격 조건이 좋지 않거나, 체격이 좋으면 느리거나, 둘 다 좋으면 잔실수가 많다. 현 자원들은 일장일단이 있다"면서 "그렇다고 지금까지 활용해 보지 않은 선수들을 새로 점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정도의 수비력이라면 스리백도 심각하게 고려할 만한 처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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