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中에 참패 보약, 갈 길 간다”

입력 2010.02.11 (19:39)

수정 2010.02.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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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 "최종 목표는 월드컵 본선이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일본과 홍콩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풀리그 2차전을 관전하러 이날 도쿄 국립경기장에 왔다가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허 감독은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중국에 졸전 끝에 전날 완패한 터라 아직도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못한 것은 사실이고 비판을 받을 것은 받으려고 한다"며 "오늘 다시 비디오로 경기를 봤는데 말리는 바람에 정말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비 부실 지적에 대해서는 "첫 골을 일찍 쉽게 준 뒤 선수들이 급한 마음에 앞으로만 나가다 보니까 수비가 되지 않았다"며 "수비라인의 문제가 아니라 4차례 역습을 주고 3골을 먹은 `전체 수비’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드필더들이 앞으로 나가는 통에 포백라인이 무력해졌던 것"이라며 "이정수가 잠비아전에서 실수했던 것처럼 곽태휘도 능력이나 경험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늦게 합류해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공격진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해서는 "너무 슈팅을 아꼈던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감하게 슈팅을 하다가 보면 득점으로 연결되거나 수비를 맞고 튀어나와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인데 너무 완벽한 기회를 만들려고 볼을 돌리고 돌리다 보니까 공격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동아시아선수권이 아니라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동아시아선수권에 목숨을 걸었다면 중국전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해도 안 된다"며 "중국전과 앞으로 있을 한일전의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지고 소신껏 갈 길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한 것은 동아시아선수권에도 우승하러 왔다는 것"이라며 "목표는 월드컵이지만 경기 자체를 우습게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하지는 않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중국전 참패가 독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한증이 깨진다는 것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기는 하지만 한번 겪어야 할 것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보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일본과 풀리그 3차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만만한 팀은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성실히 준비해서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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