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루니 침묵’ 종가, 16강도 위태

입력 2010.06.19 (05:43)

수정 2010.06.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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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깊은 침묵에서 헤어날 줄 모르면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잉글랜드 대표팀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루니는 19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제리와 C조 예선 2차전에서 에밀 헤스키(애스턴 빌라)와 4-4-2 포메이션에서 투톱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허무하게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간판스타로서 보여줬던 루니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드리블, 대포알 강슛 등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어쩌다 찬 중거리 슈팅도 힘없이 골대를 빗겨가기 일쑤였다.



과연 유럽예선에서 9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1위로 이끌었던 루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기력하다.



지난 정규 시즌에서 프로 데뷔 후 최다인 26골을 몰아넣고 경이적인 득점행진을 벌여왔던 터라 루니에게 느끼는 팬들의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도 동반 부진에 빠졌지만 특히 루니가 활로를 뚫지 못하면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2경기에서 고작 1골을 넣는데 머물렀다.



2경기에서 한골도 못 넣고 탈락 직전에 놓인 A조의 프랑스(1무1패)와 함께 유럽 몰락의 일등공신으로 불릴만하다.



미국(1-1), 알제리(0-0)와 연속으로 비겨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무색케 한 잉글랜드는 23일 조 1위 슬로베니아(1승1무)와 일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보게 됐다.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은 유럽예선에서 쾌조의 골감각을 자랑한 루니에게 본선에서도 골잡이 특명을 맡겼지만 대표팀에서 골 가뭄을 오랫동안 겪은 루니의 득점포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2003년 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 58경기에서 25골을 터뜨렸지만 루니는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와 예선에서 골을 작렬시킨 뒤 9개월 가까이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6번의 평가전에서도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루니는 "나 또한 골을 넣고 싶다. 하지만 골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 초조해하지 않고 이 상황을 즐기겠다"고 여유를 부렸지만 그 사이 '종가'의 체면은 서서히 무너져갔다.



1차전에서 4번 슛을 날려 유효 슈팅 2개를 기록했던 루니는 스트라이커로서는 많은 9.9㎞를 뛴 덕분에 국제축구연맹(FIFA) 평점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6.70)을 받았다.



루니는 2차전에서도 10㎞를 뛰면서 열심히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장기인 개인기는 번번이 알제리 수비벽에 막혔고 동료와 손발이 맞지 않아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애를 썼지만 슛을 날린 건 3차례에 불과했고 유효 슈팅도 1차전보다 적은 1번에 그쳤다.



루니를 정점으로 한 공격 라인이 답답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잉글랜드의 16강 목표도 난관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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