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D-13] 피겨 코치 ‘女 첫 아이스하키 심판 꿈’

입력 2013.01.16 (07:15)

수정 2013.01.17 (17:59)

피겨스케이팅 선수생활을 마치고 심판이 됐다.

지도자 생각도 있었으나 심판의 엘리트 선수 훈육을 금지하는 국내 규정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적장애 선수들에 대한 강습은 허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우연히 접한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때가 2002년.

"멋모르고 만났는데 애들이 진짜 예쁘더라고요. 애들이 피겨를 배우면서 달라졌다고 부모들이 얘기해요. 그 보람에 빠져 여기까지 왔네요."

2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을 이끄는 이태리(33)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은 국내의 여성 최초 아이스하키 국제심판으로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그에 못지않게 열정을 쏟아부은 부분은 스페셜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쳐왔다.

2005년 일본 나가노 대회에는 코치로, 2009년 미국 보이시 대회에는 심판으로 참가했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이 없을 때에도 지적장애 학생을 지도하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링크를 빌리지 못해 고심하다가 작년에는 광운대의 후원을 받아 전국 강습회도 열었다.

올해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강습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번 스페셜올림픽은 선수들에게 각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어려운 훈련을 통해 익힌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이런 큰 자리를 선수들이 언제 어떻게 경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적지 않은 기쁨을 얻는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이 과격한 행동이 줄어들고 성격이 밝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느끼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이 감독은 "내가 선수 때 하던 간단하고 쉬운 동작을 나눌 뿐인 데도 학생들이 변하는 것을 보면 마음에 크게 와 닿는 게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 피켜스케이팅은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강릉 실내빙상장과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다.

이 감독은 "국민이 김연아 때문에 눈이 매우 높아져 스페셜올림픽 피겨를 시시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는 점을 헤아려 아이들의 눈에 맞춰 연기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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