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D-12] 노숙자에서 국가대표로

입력 2013.01.17 (07:29)

수정 2013.01.18 (10:01)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는 불운한 과거를 극복한 선수들도 주목된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하는 A씨도 그런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다.

17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안은 A씨는 노숙생활을 하다가 최고로 거듭난 선수다.

그는 가정에서 상습 폭력을 일삼은 아버지, 집을 나간 어머니, 하나밖에 없는 동생과 이별했다.


노숙자로 전락해 절도 같은 범죄의 유혹에도 빠지는 등 암울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역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보육원에 들어가 체육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복지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의 교사가 남다른 운동능력을 눈여겨보고 사이클을 권했다.

A씨는 새로운 아버지나 다름없는 교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지난 5년 동안 장애인 전국체전을 포함해 전국 대회에서 지적장애 부문의 메달을 휩쓸었다.

금메달만 따져도 10여 개에 이르는 등 전국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패럴림픽에 지적장애 부문이 있다면 올림피언도 됐을 것으로 보인다.

A씨가 갑자기 쇼트트랙에 입문한 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아련한 기억 속에 엄마, 아빠, 동생과 함께 빙판, 스케이트가 떠올랐다고 한다.

쇼트트랙을 시작한 2년 전에는 넘어지지만 않으려고 애쓰는 나날이 되풀이됐다.

사이클을 통해 갈고닦은 운동능력은 곧 스케이트에도 전이돼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A씨는 스페셜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유명해지면 헤어진 가족을 찾을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우려가 크다.

아버지나 동생이 갑자기 나타나 겨우 정착한 A씨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직위, 보육원은 A씨의 동생이 교정시설을 드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사연을 전해들은 이들은 A씨의 이번 도전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피엔딩'이 되기를 손모아 기도하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