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마이웨이’ 메이저리그 통할까

입력 2013.02.13 (07:44)

수정 2013.02.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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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구장에서처럼 던지면 된다."

한국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야구에 직행한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해 계약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일성으로 한 말이다.

풍토는 다르지만 야구하는 방법은 같아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7년간 뛸 때처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스스로 터득한 경기 준비 방식과 운영 비결을 바탕으로 힘이 좋은 빅리그 타자들에게 절대 주눅이 들지 않겠다는 결의도 엿보인다.

홈에서 좌우펜스까지 거리 98m, 가운데 펜스까지 114m에 불과한 '미니구장'인 대전구장에서 '괴력'을 발휘해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우뚝 선 만큼 그보다 더 큰 다저스타디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어 있다.

다저스타디움은 홈에서 좌우펜스까지 거리 101m, 가운데 펜스까지 122m의 규모를 자랑한다.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목표를 세운 류현진은 훈련법에서도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그는 다저스에서도 선발 등판 후 다음 등판 사이에 해야 하는 불펜 투구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마친 뒤 "최근 불펜 코치에게 시즌 중 불펜 투구를 하지 않겠다고 전했고 '마음대로 하라'는 답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불펜 투구를 하지 않고 곧장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렵다.

보통 닷새 간격으로 등판하는 선발 투수들은 등판 후 사흘째 되는 날 다음 등판을 위해 불펜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30~50개 전력투구를 한다.

이는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에서 일반화한 상식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 등판일 사이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았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2006년 한화 입단과 동시에 팀의 에이스를 꿰찬 류현진은 그해 201⅔이닝을 던졌다.

이후 '이닝이터'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 연평균 181이닝을 던지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팀의 1선발투수로서 약한 팀 사정상 긴 이닝을 던져야 했던 류현진은 불펜 투구에서 힘의 소모를 줄이고 실전에서 전력을 쏟아붓는 식으로 리듬을 맞춰왔다.

KIA와 두산에서 뛴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도 불펜 투구보다 실제 경기에서 전력투구를 선호했다.

완벽하게 충전했다가 실전에 '올 인'하는 이런 방식은 많이 던져야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일본 선수들의 훈련법과 정반대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우완 마쓰자카 다이스케(33·현 클리블랜드)는 불펜에서 지나치게 많이 던지다가 투구수 감소를 주문한 팀 내 코치진과 갈등을 겪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던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하루 200~300개씩 꾸준히 던져 어깨를 단련한 마쓰자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등판일 사이에 낀 불펜 투구 때 일반 투수들의 2~3배인 100개 정도 던졌다.

그래야 직성이 풀렸기 때문이다.

구단과 협의 끝에 메이저리그식 훈련법을 익히는 것으로 타협을 이뤘으나 마쓰자카는 이후 투구 밸런스를 잃었고 어깨,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011년 3승, 2012년 1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훈련법은 정반대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류현진과 마쓰자카는 닮았다.

'류현진 스타일'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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