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저우 감독, 경기 끝나도 ‘신경전’

입력 2013.03.12 (22:55)

수정 2013.03.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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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 현대와 광저우 헝다(중국)의 사령탑들이 그라운드 밖에서도 경기 결과만큼이나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2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27분 김정우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19분 무리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광저우와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중국의 자존심을 건 양팀의 대결이자 지난 시즌 AFC 챔스리그에서 한조에서 만났던 두 팀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AFC 챔스리그에서 광저우와 같은 H조로 묶인 전북은 지난해 3월 안방에서 치른 2차전에서 광저우에 1-5 대패를 안은 뒤 5차전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뒀으나 초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과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1-1로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도 기싸움을 계속했다.

먼저 불만을 터뜨린 쪽은 리피 감독이었다.

이탈리아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 명장 리피 감독은 "원정에서 승점 1도 괜찮은 결과다. 양팀 모두 공격적으로 수준 높은 경기를 했고 결과에 만족한다"면서도 "후반에 펑샤오팅이 파울을 당한 뒤 전북이 다시 공격기회를 가져간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리피 감독은 "오늘 터프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그건 우리 공격이었다"며 "경기 후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과도 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동국의 활약이 좋았고 레오나르도와 서상민, 박희도도 위협적이었다. 전북은 아주 잘 짜여있고 공격적인 팀"이라고 평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 나서지 못한 데에는 "열이 나고 몸이 좋지 않아 약을 먹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며 "감독 생활을 30여 년간 하면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지 못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뒤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파비오 감독대행은 리피 감독이 언급한 상황에 대해 "상대 선수가 파울로 넘어져 있어서 우리 선수가 공을 처리한 것일 뿐"이라며 "그보다는 그 직후 리피 감독이 우리 선수에게 따지듯 이야기를 한 것이 불쾌하다. 전북 선수에게 지시할 권리는 내게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후반 들어 광저우가 왜 스리백으로 나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광저우가 수비적으로 경기를 펼친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또 "정인환과 전광환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후반에 교체카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었다"며 "이동국이 고립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세트피스시 우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케빈을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승부로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전후로 신경전을 이어간 양팀 감독들은 조별리그가 아직 시작일 뿐이라는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F조 1위를 유지한 리피 감독은 "우리가 승점 4를 확보하긴 했지만 우라와나 전북과 큰 차이가 없고 아직 두 경기씩 더 치러야 하는 만큼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조별리그는 아직 시작일 뿐"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도 "이제 겨우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은 1-2차전 연속 무승부로 광저우, 우라와에 이어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파비오 감독은 "아직 점수차는 1점씩이다. 우라와와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점 3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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