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감독 “한국 이기기 어려울 것”

입력 2013.06.02 (08:11)

수정 2013.06.02 (08:24)

레바논 축구 대표팀 사령탑이 한국과의 일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패장 같은 소리를 냈다.

테오 뷔커 레바논 감독은 2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레바논 대표팀은 승부조작 파문 때문에 징계를 받은 주전들이 대거 제외돼 전력이 더욱 약화된 상태다.

뷔커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수비수를 포함해 많은 선수를 잃었다"며 "이렇게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느냐"고 말했다.

레바논 대표팀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불만은 레바논의 열악한 축구 인프라에 대한 자조로까지 번졌다.

뷔커 감독은 "레바논에는 제대로 된 클럽도 없고 프로리그도 없다"며 "제대로 된 훈련장도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프로다운 선수들이 많다"며 "한국과 레바논의 축구 환경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뷔커 감독이 이끄는 레바논은 2011년 11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홈경기에서 한국을 2-1로 꺽은 적이 있다.

그는 한때 레바논에 축구 붐을 일으킨 이 사건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뷔커 감독은 "2년 전에는 기적 같은 일이 있어났다"며 "이번에 한국을 이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은 자국 사상 최초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뒤 최종예선에서 아시아의 강호인 이란까지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해 초 승부조작 때문에 상승세가 바로 꺾이고 국민의 열성적인 지지도 잃은 채 비틀거리고 있다.

독일 출신인 뷔커 감독은 2000∼2001년 레바논 사령탑을 지낸 뒤 여러 중동 클럽의 감독을 거쳐 2011년 다시 레바논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아시아 무대에서 레바논 축구의 돌풍을 주도했으나 승부조작 사태의 여파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접을 처지에 몰렸다.

레바논은 최종예선 A조에서 승점 4에 그쳐 우즈베키스탄(11점), 한국(10점), 이란, 카타르(이상 7점)에 이어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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