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중요할 때 터뜨린 홈런 ‘진가 증명’

입력 2013.06.04 (22:17)

수정 2013.06.04 (22:26)

19경기째 홈런 가뭄을 겪던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포를 터뜨려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박병호는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결정하는 2점포를 쏘아 올렸다.

3회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의 시속 146㎞짜리 직구가 높게 제구되자 그대로 방망이를 휘둘러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10호포를 작렬했다.

30일 만에 재가동한 박병호의 홈런으로 2점차 리드를 챙긴 넥센은 선발 브랜든 나이트와 불펜 한현희, 박성훈, 손승락 등의 호투를 엮어 3-1 승리를 거뒀다.

박병호가 홈런의 짜릿한 손맛을 느낀 것은 지난달 5일 KIA와의 경기 이후 30일 만이다.

당시 박병호는 연타석 3점포로 상대 선발 라다메스 리즈를 그로기 상태에 빠뜨렸다. 하루 2개의 홈런을 때린 그는 홈런 9개로 이 부문 단독 선두(5월5일 기준)에 올라섰다.

홈런 2개와 적시타 하나를 포함, 7타점을 올린 박병호는 당시 경기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기존 5타점)을 바꿨다.

그러나 넥센의 선발 나이트가 초반부터 제구력 난조를 겪은 탓에 팀은 9-13으로 완패했다.

홀로 7타점을 올리고도 완패한 영향이었을까, 이후 박병호의 '거포 본능'이 사라졌다.

KIA전 이후인 5월7일부터 출전한 19경기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 후 26경기에서 9개의 아치를 그린 페이스는 온데간데없었다.

홈런 1위는 최정(SK)과 팀 동료 이성열(이상 13개)에게 빼앗겼다.

이 기간 타율은 시즌 전체 타율(0.302)보다 다소 떨어진 0.291을 기록했다.

삼진을 당하는 횟수도 많아졌다. 박병호의 올 시즌 평균 경기당 삼진 수는 0.711개다. KIA전 이후 19경기에서는 0.89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 4타수 2안타를 몰아쳐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공동 1위끼리의 격돌로 관심이 쏠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넥센은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넥센은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다른 구단보다 먼저 30승 고지에 도착했다.

이날 목동구장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미국프로야구(MLB) 5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박병호의 활약을 지켜봤다.

박병호는 "4번타자로서 최근 활약이 부족했는데 장타로 분위기를 뒤집겠다는 내 계획이 맞아떨어져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 삼성, KIA, 롯데, LG와의 12경기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첫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팀에 홈런이 적어 힘들었는데 박병호가 홈런을 때려 반갑다"며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박병호의 활약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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