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변칙 탓’ 서울에 발목 잡힌 제주

입력 2013.07.31 (23:02)

수정 2013.07.31 (23:02)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가 펼쳐진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후반 45분까지 시간이 모두 흐르면서 1-0으로 앞선 서울의 낙승이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추가시간이 2분 넘게 지났을 때 승부의 향방은 갑자기 미궁 속으로 빠졌다.

서울의 몰리나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잡은 제주 공격수 페드로의 다리를 걸어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제주는 키커로 페드로를 내세웠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4골로 득점 1위에 오른 페드로는 5월 26일 서울과 4-4로 난타전을 벌일 당시 페널티킥 골을 포함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이 있다.

페드로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페드로의 발을 떠난 공을 서울 골키퍼 김용대는 정확히 읽어내 몸을 날려 밀어냈다. 결국 제주는 다 잡은 승점 1을 눈앞에서 놓쳤다.

페드로의 실축을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쥔 박경훈 제주 감독은 "사실 페널티킥을 얻은 사람이 차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은 "원래 순서로는 윤빛가람이 처음, 그다음 마라냥이었는데 페드로가 차고 싶어하는 등 여러 이유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사전에 약속했던 것과 달라진 것을 감독이 제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승점 1이라도 갖고 갔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에 맞선 서울이 예상한 상대 키커는 다름 아닌 페드로였다.

최용수 감독은 "키커는 페드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짧은 순간 김용대와 통했다"면서 "페드로가 오른쪽으로 찰 것이라는 사인을 주고받았다"고 귀띔했다.

스트라이커 출신인 최 감독은 "골잡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코스가 있다"면서 "실패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감각에 따라 찰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빛나는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낸 김용대는 "페드로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을 때를 돌아보니 골키퍼의 움직임을 본 뒤에 차는 것 같아 오늘은 페인팅을 약간 쓴 것이 적중했다"며 미소지었다.

미리 정한 대로 윤빛가람이 키커로 나왔더라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겠지만, 제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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