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록산느의 탱고’ 생각하지 않았다”

입력 2013.12.05 (21:45)

수정 2013.12.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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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보일 탱고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한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7년 전 한 차례 보여준 탱고는 잊은 채 새로운 연기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5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의 이틀째 공식 연습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록산느의 탱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를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에 맞춰 4분10초의 연기를 펼쳤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아르헨티나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1959년 작품으로 대표적인 탱고 명곡 중 하나로 꼽힌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시즌이던 2006-2007시즌에도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어 이번 연기는 7년 사이에 성숙해진 모습이 어떻게 드러날지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탱고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면서 "비교될 수 있고, 얼음 위에서 할 수 있는 안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록산느의 탱고는 생각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김연아가 보여준 '아디오스 노니노'는 어린 선수의 싱싱한 관능이 돋보이던 7년 전과 달리 묵직한 느낌이 강했다.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여읜 뒤 만들어 탱고 특유의 열정과 깊은 슬픔이 조화를 이룬 곡에 잘 어울렸다.

김연아는 "딱히 프리스케이팅을 표현할 키워드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난감해하면서도 "아버지를 향한 추모곡인 만큼 그리움과 아버지와의 행복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감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쇼트프로그램에도 그리움의 감정이 담겨 있지만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과 달리 탱고 곡"이라며 특유의 열정도 함께 표현하려 했음을 강조했다.

부상 후 처음으로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선 김연아는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 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연습하면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경기를 온전히 치를 만한 체력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첫 대회이니 더 완벽하게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디오스 노니노'가 난도 높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연아는 "쉬는 부분이 전혀 없어서 힘든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잘했을 때에 좋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면서 "올림픽까지 더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6일 밤 쇼트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김연아는 "긴장하지 않는다면 큰 실수 없이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이후 현지 언론과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2014 소치올림픽을 향한 준비 상황 등도 설명했다.

김연아는 부상 때문에 그랑프리 시리즈를 건너뛴 것에 대해 "어느 선수나 훈련하면서 부상의 위험에는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림픽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준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첫 대회이니 가볍게 치르고, 올림픽이 중요하니 그곳에서 베스트 컨디션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벌써 아사다 선수와 경쟁해온 지 10년은 된 것 같다"며 웃더니 "아사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올림픽 시즌이니 철저히 준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고 있는 것을 두고는 "아무래도 그 대회와 날짜가 겹치다 보니 나도 더 긴장하고 집중해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계획에 대해서는 "일단 쉬고 싶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또 4년이 흐른 뒤 평창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나는 그때까지 뛸 수 없지만 큰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일이 흔치 않아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짧게나마 유치활동에 참여해 선수로서 큰 영광이었고, 유치가 이뤄져서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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