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2연패 원동력은 ‘이정철 리더십’

입력 2014.03.02 (19:48)

수정 2014.03.02 (19:58)

KBS 뉴스 이미지
'IBK기업은행 전성시대'다.

IBK기업은행은 '삼각편대'의 화력과 안정된 수비력, 이정철(54) 감독의 '이기는 배구'로 여자 프로배구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프로배구에서 삼각편대를 구축한 기업은행의 공격력은 단연 돋보였고, 수비형 레프트 채선아(22)의 발굴로 수비 불안도 떨쳐냈다.

2011년 8월 기업은행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정철 감독은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며 기업은행을 '기복 없는 팀'으로 만들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알레시아 리귤릭(우크라이나)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기업은행은 올레나 소콜로브스키(우크라이나)와 계약했지만 소콜로브스키가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 카리나 오카시오(푸에르토리코)를 급하게 영입했다.

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업은행은 시즌 초반부터 순항했다.

토종 듀오 김희진(23)과 박정아(21) 덕이었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격 방향을 다양화했다.

기업은행의 공격 점유율은 카리나 37.31%, 박정아 24.7%, 김희진 21.63%로 고르게 분포됐다.

이번 시즌 여자 프로배구에서 공격 점유율 40% 미만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는 카리나 뿐이다.

공격 부담을 던 카리나는 45.48%의 높은 공격 성공률(전체 3위, 외국인 선수 2위)로 화답했다.

박미희(51)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카리나가 욕심을 줄이고 순도 높은 공격을 하며 팀에 녹아들었다. 기업은행 팀 컬러에 맞는 외국인 선수가 카리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즌부터 주전 수비형 레프트로 올라선 채선아는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이정철 감독이 "내가 꼽은 이번 시즌 MVP는 채선아"라고 공언할 정도다.

기업은행은 윤혜숙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수비라인에 공백이 생겼다.

이 감독은 채선아를 대안으로 점찍었고, 채선아는 리시브 1위(세트당 4.510개), 디그 6위(3.198개), 수비(리시브 디그) 2위(7.708개)의 활약으로 보답했다.

박 위원은 "젊은 수비수 채선아의 성장으로 기업은행이 더 강해졌다"며 "이 감독의 선택이 정확했다"고 말했다.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젊은 팀'을 가장 '견고한 팀'으로 만든 건, 이정철 감독의 힘이었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을 롤 모델로 꼽는 이 감독은 국내 주포 김희진·박정아는 물론 외국인 선수에게까지 혹독한 수비 훈련을 지시했다.

이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이 끝나면 나를 실컷 때려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훈련에 몰두하라"며 선수들을 몰아세웠고, 기업은행은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팀이 됐다.

창단 초기 선수들은 훈련량을 버거워했지만, 승점이 쌓이면서 이 감독에 대한 신뢰도도 상승했다.

이 감독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인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 시즌 우승 뒤 선수들에게 귀고리를 선물한 이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우승하면 목걸이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기업은행 선수들은 승리 인터뷰를 하는 이정철 감독에게 달려들어 여러 차례 등을 때렸다.

선수들의 귀여운 앙갚음에, 이 감독은 크게 웃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