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장갑 투혼 박해민 “꼭 이기고 싶다”

입력 2014.11.10 (18:02)

수정 2014.11.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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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손가락을 붕대로 칭칭 동여맨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4)이 한국시리즈 승리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나타냈다.

박해민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리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 어김없이 벙어리장갑을 들고 나왔다.

이 장갑은 지난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왼손 약지를 다친 박해민을 위해 김평호 주루 코치가 사온 것이다.

평범한 검은 장갑에는 어떻게든 출전해서 팀에 이바지하고픈 박해민의 의지가 담겼다.

박해민은 "집중하다 보면 장갑을 꼈는지도 모른다"며 "(부상이) 무섭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 장갑을 끼고 지난 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초 1루 주자로 있다가 이승엽의 빗맞은 타구가 나왔을 때 주저 없이 전력 질주했다.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연결되면서 박해민은 홈까지 파고들었고, 역전승의 시발점이 되는 1-1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박해민은 "그땐 다쳤든 아니든 무조건 뛰었을 것"이라며 "저는 뛰어다니는 역할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열심히 뛰었다"고 웃었다.

현재 박해민은 손가락 인대 50% 정도가 손상된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무리 붕대로 중지와 약지를 고정했다고는 해도 정상 컨디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삼성은 이날 박해민을 선발 7번 타자 중견수로 낙점했다.

박해민은 "3차전에서 한 타석 나가보니 문제없었고 불안하지도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도루를 할 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면 왼손으로 베이스를 찍는다"며 "왼손으로 안 하려고 생각은 하는데 습관이 그렇다. 몸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수비 시에는 글러브를 껴야 해서 공수 교대 때마다 손가락의 붕대를 묶었다 풀었다 하는 박해민은 이날만큼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제 몫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해민은 "잠실은 외야가 넓으니 수비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늘이 제일 중요한 경기 아닌가.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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