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일하고 싶은 공장이 제조업 경쟁력!

입력 2014.12.25 (21:21)

수정 2014.12.25 (22:20)

▼ 4천 명 일하는데 버스노선은 1개뿐 ▼

<리포트>

경기도 외곽의 한 산업단지입니다.

공장 옆에 또 공장.

다른 건물은 찾을 수 없습니다.

<녹취> 근로자 : "많이 불편해요. 이쪽에 뭐 음식점이나, 뭐 사먹을 만한데, 편의점 같은 데도 없고 .."

<녹취> 근로자 : "허허벌판이라고 그러죠. 걸어서는 많이 어려워요. 보도시설이 잘 안돼 있어서 걷기에도 위험하고..."

150개 업체, 근로자 4천여 명이 일하고 있지만, 여길 지나는 버스노선은 단 하나 뿐입니다.

<녹취> 입주업체 임원 : "구인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너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취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일자리 없어도 생산현장은 싫어요!▼

<기자 멘트>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70%가 산업단지에서 이뤄지는 데 이처럼 근로환경이 열악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청년층이 제조업 생산직 취업을 꺼리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납니다.

또, 제조업체의 80%가 중소기업이다보니, 일은 힘든데 비해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떨어지는 점도 문젭니다.

이렇다보니 제조업의 중심인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청년층은 열 명에 한 명 꼴도 안 됩니다.

한 조사에서도 청년 구직자들은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일할 의향은 있다면서도, 생산직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일하고 싶은 공장이 제조업 경쟁력 ▼

<리포트>

이런 현상은 최근 열린 한 채용박람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기업 채용관계자 : "자긴 대졸인데 사무직 안 되냐. 이런 질문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는... 어차피 저희가 나오는 목적은 생산 관련 업무 쪽을 고수하기 때문에..."

<인터뷰> 구직 청년 : "주위 환경도 좀 좋아야 될 것 같고, 야근 같은 것 강제로 하는 것.. 그런 것 개선되면 괜찮을 것 같아요."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조업 생산현장에 구직자들을 끌어들일 방법은 없을까?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으로 선정된 한 중견기업을 찾아가 봤습니다.

자동차 바퀴의 중심인 휠을 연간 1400만개 만들어냅니다.

온도가 높은 주조공정에 수작업 비율을 낮추는 등 작업 환경 개선에 힘썼고, 육체적 피로가 큰 생산직 사원들을 위해 전문 안마사도 채용했습니다.

<인터뷰> 근로자 : "안마도 받고, 여러가지 공정상에서 안전을 위해 많은 회사 조치가 따르고 하니까."

<녹취> "우리 애 너무 예쁘지 않아요? 그죠?"

일하는 동안, 어린 자녀 걱정도 덜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아이를 봐줄 곳이 없다는 직원들의 하소연에 지난해, 어린이집이 설치된 겁니다.

또,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의 복리후생을 여건이 닿는 대로 늘려왔고,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이 회사의 자부심입니다.

<인터뷰> 사장 : "일하고 싶은 회사, 다니고 싶은 회사 그럼 즐겁게 일을 할 거 아닙니까. 그럼 생산성 향상도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회사의 이익의 창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당수 제조업 현장은 지금 50대 이상 준고령층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터가 달라진다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는 젊은이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청년 구직자 :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나는 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게 있다고 한다면 생산직에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청년 구직자들을 탓하기 전에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일하고 싶은 생산 현장을 만드는 것.

여기에 제조업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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