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변신이 장수 비결…‘시기·방향’이 중요

입력 2014.12.16 (21:20) 수정 2014.12.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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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직 노키아가 표준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놨을 때 휴대전화 시장의 맹주였던 노키아의 최고경영자가 한 말입니다.

하지만, 불과 일년 뒤 아이폰은 세계를 평정했고, 피처폰을 고집했던 노키아는 결국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한때 경쟁자들을 압도했던 모토롤라와 소니, 닌텐도 역시 매각되거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죠.

생물학자 다윈의 이 말은 기업 생태계에도 적용되는데요,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강한 기업이 아니라 변화에 잘 대응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의 성장산업이 올해는 사양산업으로 급변하는 현실은 기업들에게 주력업종까지 바꿀 수 있는 변신 역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버려서 살았다”…심장을 바꾼 기업들▼

<리포트>

123년 역사를 가진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

카세트테이프와 CD 플레이어, DVD를 최초로 개발하며 전자 혁명을 이끌었습니다.

TV에서도 필립스는 강자였습니다.

84년에는 컬러텔레비전을 1억 대나 팔았고, 90년대 후반과 2천년대 초반에는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말 그대로, 초일류 가전업체였지만, 2천년 대 들어 경쟁력이 떨어지자, 반도체를 시작으로 TV 사업까지 매각했습니다.

'심장을 바꾸는 짓'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찾은 대안은 조명과 의료기기 사업, 이 두 분야에서만 지난해 3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형옥(필립스코리아 부장) : "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사업을 개편하고 조직을 개편해 왔습니다."

2백 년을 넘긴 세계적 장수 기업 듀폰,처음 100년은 화약업체였지만, 그다음 100년은 나일론 등을 생산하는 섬유업체였습니다.

하지만, 60%까지 올라갔던 섬유사업의 매출 비중이 25%로 떨어지자, 2002년 또다른 변신을 선언했습니다.

아예 섬유사업을 정리하고, 종자와 농약 회사 등을 사들이며 농업·생명과학 회사로 탈바꿈한 겁니다.

<인터뷰> 이장균(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듀폰에는)최근 4년 내 출시된 신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변신만이 장수기업의 비결이라고..."

▼ 코닥 vs 후지…변신 DNA를 키워라 ▼

<기자 멘트>

코닥과 후지가 필름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2000년대 초, 카메라 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닥쳤죠.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빠르게 밀어낸 건데요, 당시 두 기업은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코닥은 주력사업이었던 필름을 포기하지 못했고, 후지는 필름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필름 개발로 다져진 화학 기술력을 활용해 화장품과 의약품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결국, 코닥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후지필름은 필름이라는 회사명이 어색할 정도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리포트>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변신의 시기와 방향입니다.

<인터뷰> 최경운(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냉정하게 판단한 뒤 변신의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1950년대만 해도 40년을 넘었던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내년에는 15년으로 예상될 만큼 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핵심 사업의 성장이 더뎌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바로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변신 DNA'를 키우는 것,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보이지 않는 경쟁력입니다.

KBS 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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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2-16 21: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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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노키아가 표준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놨을 때 휴대전화 시장의 맹주였던 노키아의 최고경영자가 한 말입니다.

하지만, 불과 일년 뒤 아이폰은 세계를 평정했고, 피처폰을 고집했던 노키아는 결국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한때 경쟁자들을 압도했던 모토롤라와 소니, 닌텐도 역시 매각되거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죠.

생물학자 다윈의 이 말은 기업 생태계에도 적용되는데요,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강한 기업이 아니라 변화에 잘 대응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의 성장산업이 올해는 사양산업으로 급변하는 현실은 기업들에게 주력업종까지 바꿀 수 있는 변신 역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버려서 살았다”…심장을 바꾼 기업들▼

<리포트>

123년 역사를 가진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

카세트테이프와 CD 플레이어, DVD를 최초로 개발하며 전자 혁명을 이끌었습니다.

TV에서도 필립스는 강자였습니다.

84년에는 컬러텔레비전을 1억 대나 팔았고, 90년대 후반과 2천년대 초반에는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말 그대로, 초일류 가전업체였지만, 2천년 대 들어 경쟁력이 떨어지자, 반도체를 시작으로 TV 사업까지 매각했습니다.

'심장을 바꾸는 짓'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찾은 대안은 조명과 의료기기 사업, 이 두 분야에서만 지난해 3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형옥(필립스코리아 부장) : "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사업을 개편하고 조직을 개편해 왔습니다."

2백 년을 넘긴 세계적 장수 기업 듀폰,처음 100년은 화약업체였지만, 그다음 100년은 나일론 등을 생산하는 섬유업체였습니다.

하지만, 60%까지 올라갔던 섬유사업의 매출 비중이 25%로 떨어지자, 2002년 또다른 변신을 선언했습니다.

아예 섬유사업을 정리하고, 종자와 농약 회사 등을 사들이며 농업·생명과학 회사로 탈바꿈한 겁니다.

<인터뷰> 이장균(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듀폰에는)최근 4년 내 출시된 신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변신만이 장수기업의 비결이라고..."

▼ 코닥 vs 후지…변신 DNA를 키워라 ▼

<기자 멘트>

코닥과 후지가 필름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2000년대 초, 카메라 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닥쳤죠.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빠르게 밀어낸 건데요, 당시 두 기업은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코닥은 주력사업이었던 필름을 포기하지 못했고, 후지는 필름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필름 개발로 다져진 화학 기술력을 활용해 화장품과 의약품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결국, 코닥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후지필름은 필름이라는 회사명이 어색할 정도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리포트>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변신의 시기와 방향입니다.

<인터뷰> 최경운(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냉정하게 판단한 뒤 변신의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1950년대만 해도 40년을 넘었던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내년에는 15년으로 예상될 만큼 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핵심 사업의 성장이 더뎌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바로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변신 DNA'를 키우는 것,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보이지 않는 경쟁력입니다.

KBS 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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