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디자인도 기술’…우리 현주소는?

입력 2014.11.28 (21:22) 수정 2014.11.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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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렇게, 옆 모습만 봐도 어느 회사 자동차인지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바로 디자인의 힘입니다.

국가간, 기업간 기술 격차가 갈수록 줄다보니 이제 디자인이 제조업 경쟁력의 첨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최근 10년 새 디자인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 중소 제조업체들은 어떨까요?

<리포트>

미국 뉴욕 도심에서도, 네덜란드 국영 철도에서도, 표를 끊고 결제할 때 사용되는 이 단말기.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입니다.

기술력엔 자신이 있었는데도 매출이 신통치 않자, 중소업체로선 큰 돈을 투자해 3년 전 디자이너 8명을 채용했습니다.

산업용 기기의 투박함을 없앤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상을 휩쓸자, 연 매출이 30%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장원(블루버드 대표) : "(산업용단말기 제조업체) 디자인을 보고 회사를 평가하는 시대가 된 거죠.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디자인연구소를 신설했다 없애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디자이너를 채용한 기업은 중소.중견기업 열 곳 가운데 한 곳도 되지 않습니다.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이 중소기업.

최근 정부 지원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받기까지 3년간 디자인을 개선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업체가 자체 디자인한 초기 제품입니다.

공기청정기라는 제품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역량있는 디자이너를 뽑기도 어려웠고, 채용해도 오래 버티질 못 했습니다.

<인터뷰> 하종덕(휴림 대표) : "중소기업에는 그런 분(디자이너)들이 오지 않습니다. 수입도 적고 하다보니까 채용을 해도 좀 있다 나가버리고..."

<기자 멘트>

같은 돈이라도, 기술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5배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데 비해 디자인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14배나 매출이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최근 5년간 우리 중소기업이 디자인에 투자한 금액은 대기업의 16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디자인 투자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와함께 국민 경제가 보유한 디자인 자원을 중소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도 중요한 과젭니다.

이소정 기자가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의 디자인 생태계를 취재했습니다.

▼ 북유럽 ‘디자인 경영’ 비결은? ▼

<리포트>

동네 식당과 호텔, 거리에서도 눈에 띄는 건 중견기업 이딸라의 제품들입니다.

생활용품을 만들지만 핀란드에선 '국민 디자인 기업'으로 통합니다.

130년 넘도록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 비결이 '디자인'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하리꼬스끼넨(이딸라 수석디자이너) : "모든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일상에서 기능성을 발휘해야합니다. 스칸디나비안 라이프스타일과 같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핀란드의 이런 자부심은 특유의 디자인 생태계를 낳았습니다.

헬싱키 중심가에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입니다.

서울 명동의 3분의 1정도 면적에 디자인 관련 회사가 2백 개 가까이 모여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어떤 디자인을 잘 하는지, 정부 지원 기관 '디자인 포럼'이 최신 정보를 모아 이걸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연결해 줍니다.

대학이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산학협력 과정에서도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핵심입니다.

<녹취> "스마트 슈즈를 만들고 있어요. 걸으면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 실험중예요"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이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투자도 이뤄지는 구좁니다.

<인터뷰> 이승민(알토 대학 디자인 전공) : "베르카라는 회사가 펀딩해줘서 대략 6000유로 정도.. 프로토 타입 비용이 나오고, 학교에서도 지원이 나오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에 손쉽고 저렴하게 멋진 옷을 입혀주는 생태계, 북유럽 디자인의 저력입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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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변해야 산다] ‘디자인도 기술’…우리 현주소는?
    • 입력 2014-11-28 21:24:27
    • 수정2014-11-28 22: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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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렇게, 옆 모습만 봐도 어느 회사 자동차인지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바로 디자인의 힘입니다.

국가간, 기업간 기술 격차가 갈수록 줄다보니 이제 디자인이 제조업 경쟁력의 첨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최근 10년 새 디자인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 중소 제조업체들은 어떨까요?

<리포트>

미국 뉴욕 도심에서도, 네덜란드 국영 철도에서도, 표를 끊고 결제할 때 사용되는 이 단말기.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입니다.

기술력엔 자신이 있었는데도 매출이 신통치 않자, 중소업체로선 큰 돈을 투자해 3년 전 디자이너 8명을 채용했습니다.

산업용 기기의 투박함을 없앤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상을 휩쓸자, 연 매출이 30%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장원(블루버드 대표) : "(산업용단말기 제조업체) 디자인을 보고 회사를 평가하는 시대가 된 거죠.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디자인연구소를 신설했다 없애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디자이너를 채용한 기업은 중소.중견기업 열 곳 가운데 한 곳도 되지 않습니다.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이 중소기업.

최근 정부 지원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받기까지 3년간 디자인을 개선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업체가 자체 디자인한 초기 제품입니다.

공기청정기라는 제품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역량있는 디자이너를 뽑기도 어려웠고, 채용해도 오래 버티질 못 했습니다.

<인터뷰> 하종덕(휴림 대표) : "중소기업에는 그런 분(디자이너)들이 오지 않습니다. 수입도 적고 하다보니까 채용을 해도 좀 있다 나가버리고..."

<기자 멘트>

같은 돈이라도, 기술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5배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데 비해 디자인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14배나 매출이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최근 5년간 우리 중소기업이 디자인에 투자한 금액은 대기업의 16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디자인 투자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와함께 국민 경제가 보유한 디자인 자원을 중소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도 중요한 과젭니다.

이소정 기자가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의 디자인 생태계를 취재했습니다.

▼ 북유럽 ‘디자인 경영’ 비결은? ▼

<리포트>

동네 식당과 호텔, 거리에서도 눈에 띄는 건 중견기업 이딸라의 제품들입니다.

생활용품을 만들지만 핀란드에선 '국민 디자인 기업'으로 통합니다.

130년 넘도록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 비결이 '디자인'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하리꼬스끼넨(이딸라 수석디자이너) : "모든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일상에서 기능성을 발휘해야합니다. 스칸디나비안 라이프스타일과 같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핀란드의 이런 자부심은 특유의 디자인 생태계를 낳았습니다.

헬싱키 중심가에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입니다.

서울 명동의 3분의 1정도 면적에 디자인 관련 회사가 2백 개 가까이 모여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어떤 디자인을 잘 하는지, 정부 지원 기관 '디자인 포럼'이 최신 정보를 모아 이걸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연결해 줍니다.

대학이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산학협력 과정에서도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핵심입니다.

<녹취> "스마트 슈즈를 만들고 있어요. 걸으면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 실험중예요"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이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투자도 이뤄지는 구좁니다.

<인터뷰> 이승민(알토 대학 디자인 전공) : "베르카라는 회사가 펀딩해줘서 대략 6000유로 정도.. 프로토 타입 비용이 나오고, 학교에서도 지원이 나오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에 손쉽고 저렴하게 멋진 옷을 입혀주는 생태계, 북유럽 디자인의 저력입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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