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민간 ‘소통 부족’, 갈등 심화

입력 2008.06.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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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돌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사회통합문제를 짚어봅니다.

그간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부족으로 정권 초기인데도 유례없는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승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정부의 대응도 강경해졌습니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배후설을 성급하게 제기하고 '엄정대처'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여론만 더욱 악화됐습니다.

하지만 뼛조각까지 걸러내던 정부가 왜 갑자기 전면 수입으로 돌아섰는지, 광우병 위험은 정말 없는지, 해명이나 설득은 없었습니다.

정부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녹취> 민동석(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 "마치 독을 제거하고 우리가 복을 아무런 걱정없이 먹는 거하고 같은 이치입니다."

국민들의 저항이 커지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민심을 진정시키진 못했습니다.

<녹취> 이명박(대통령/지난달 22일) :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우려를 괴담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이영선(촛불문화제 참가자) : "내용상 전혀 변화지 않은 걸 담화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야할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녹취> 진보 단체 대표 : "배후가 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

<녹취> 보수 단체 대표 : "이번 시위의 배후를 발본색원 해야 합니다."

다른 정책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별다른 공청회나 토론회도 없이 영어 몰입교육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대운하 추진 여부를 놓고는 정부 스스로 여러차례 말을 바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언론을 탓하거나 국민의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한승수(국무총리/지난달 6일) : "비난 여론의 원인은 일부 언론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 보도한데 이어..."

하지만 근본원인은 언론 홍보나 민정 기능의 문제라기 보다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호기(연대 교수) :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CEO형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적인 여론형성, 여론 수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출범 100일. 다소의 혼란을 겪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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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국민간 ‘소통 부족’, 갈등 심화
    • 입력 2008-06-03 21:19:42
    뉴스 9
<앵커멘트>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돌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사회통합문제를 짚어봅니다. 그간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부족으로 정권 초기인데도 유례없는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승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정부의 대응도 강경해졌습니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배후설을 성급하게 제기하고 '엄정대처'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여론만 더욱 악화됐습니다. 하지만 뼛조각까지 걸러내던 정부가 왜 갑자기 전면 수입으로 돌아섰는지, 광우병 위험은 정말 없는지, 해명이나 설득은 없었습니다. 정부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녹취> 민동석(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 "마치 독을 제거하고 우리가 복을 아무런 걱정없이 먹는 거하고 같은 이치입니다." 국민들의 저항이 커지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민심을 진정시키진 못했습니다. <녹취> 이명박(대통령/지난달 22일) :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우려를 괴담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이영선(촛불문화제 참가자) : "내용상 전혀 변화지 않은 걸 담화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야할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녹취> 진보 단체 대표 : "배후가 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 <녹취> 보수 단체 대표 : "이번 시위의 배후를 발본색원 해야 합니다." 다른 정책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별다른 공청회나 토론회도 없이 영어 몰입교육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대운하 추진 여부를 놓고는 정부 스스로 여러차례 말을 바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언론을 탓하거나 국민의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한승수(국무총리/지난달 6일) : "비난 여론의 원인은 일부 언론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 보도한데 이어..." 하지만 근본원인은 언론 홍보나 민정 기능의 문제라기 보다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호기(연대 교수) :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CEO형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적인 여론형성, 여론 수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출범 100일. 다소의 혼란을 겪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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