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재도약, ‘공대 교육’에 달렸다

입력 2014.11.21 (21:21) 수정 2014.11.21 (22: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의 4년제 대학 5곳 가운데 4곳은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해 배출되는 공대 졸업생은 약 6만 9천명, 인구 만 명 당 14명 가까이 됩니다.

제조업 선진국인 미국이나 독일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기술 인력의 수가 적지 않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 현장에서는 쓸만한 기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왜 그럴까요?

연속기획 '제조업 변해야 산다', 오늘은, 우리 기술 인력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 공대생 넘치는데…“현장 인력은 부족” ▼

<리포트>

전자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이 계통도를 보고 이게 어떤 내용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 그런 분은 손 좀 들어주십시오."

전기공학 전공자가 대부분인데도, 실무에서 쓰이는 도면을 이해하는 신입사원이 드뭅니다.

<인터뷰> 기업 관계자 : "학교에서 배운 지식하고 실무에서 쓰는 지식이 동일한 수준이 되기를 바라는건 좀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기업 입장에선 재교육이 필수적인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재교육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년 반, 비용도 1인당 6천만 원 가까이 듭니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재교육할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같은 전문 인력의 부족은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업 관계자 : "교육 비용이나 시간, 투자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필요한 사항이 많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부담이 많이 클 수 밖에 없겠죠."

공과대학을 졸업해 이 학사모를 쓴 고학력자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실무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 설계도 못 읽는 공학박사? ▼

<기자 멘트>

한 유명 공과대학 3학년 학생의 수강 신청표입니다.

색채 심리나 비즈니스 리더십 같은 교양 과목을 전공 과목보다 더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 학생이 다니는 공대에서는 제조업이 한창 발전하던 1970년대에는 전공을 100학점 이상 이수해야 했지만 지금은 최소 66학점만 들으면 됩니다.

공대생도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문학적 교양에 토익 등 각종 '스펙'까지 쌓아야 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괍니다.

이 때문에, 기술 인재를 키워내려면 기업과 대학이 긴밀히 협력해 교육 과정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공대교육, 산학협력으로 돌파구 찾아야 ▼

<인터뷰> 배영찬(교수) : "어떤 인재상이 필요하다는걸 기업 측에서는 산학 협력을 통해서 대학 측에 제시를 해야되는 것이고, 대학은 산업체에서 그러한 인재상과 지식이 필요하면 거기에 맞게끔...."

이 대학 자동차학과 학생들은 자동차 업체들의 지원을 받아 실제 차를 만들어보는 수업을 받습니다.

이론에 실무를 접목해 배우다보니 전공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커졌습니다.

<인터뷰> 유창선(대학생) : "실제 적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함께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해결해가면서 경험을 쌓게 되면 나중에 직접적으로 실무에 활동하면서도 경험이 되서..."

대학과 기업이 적극적인 산학 협력으로 공대 교육을 바꿔내지 않으면 우리 제조업의 미래도 없습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조업 변해야 산다] 재도약, ‘공대 교육’에 달렸다
    • 입력 2014-11-21 21:24:42
    • 수정2014-11-21 22:17:08
    뉴스 9
<기자 멘트>

우리나라의 4년제 대학 5곳 가운데 4곳은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해 배출되는 공대 졸업생은 약 6만 9천명, 인구 만 명 당 14명 가까이 됩니다.

제조업 선진국인 미국이나 독일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기술 인력의 수가 적지 않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 현장에서는 쓸만한 기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왜 그럴까요?

연속기획 '제조업 변해야 산다', 오늘은, 우리 기술 인력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 공대생 넘치는데…“현장 인력은 부족” ▼

<리포트>

전자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이 계통도를 보고 이게 어떤 내용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 그런 분은 손 좀 들어주십시오."

전기공학 전공자가 대부분인데도, 실무에서 쓰이는 도면을 이해하는 신입사원이 드뭅니다.

<인터뷰> 기업 관계자 : "학교에서 배운 지식하고 실무에서 쓰는 지식이 동일한 수준이 되기를 바라는건 좀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기업 입장에선 재교육이 필수적인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재교육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년 반, 비용도 1인당 6천만 원 가까이 듭니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재교육할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같은 전문 인력의 부족은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업 관계자 : "교육 비용이나 시간, 투자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필요한 사항이 많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부담이 많이 클 수 밖에 없겠죠."

공과대학을 졸업해 이 학사모를 쓴 고학력자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실무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 설계도 못 읽는 공학박사? ▼

<기자 멘트>

한 유명 공과대학 3학년 학생의 수강 신청표입니다.

색채 심리나 비즈니스 리더십 같은 교양 과목을 전공 과목보다 더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 학생이 다니는 공대에서는 제조업이 한창 발전하던 1970년대에는 전공을 100학점 이상 이수해야 했지만 지금은 최소 66학점만 들으면 됩니다.

공대생도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문학적 교양에 토익 등 각종 '스펙'까지 쌓아야 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괍니다.

이 때문에, 기술 인재를 키워내려면 기업과 대학이 긴밀히 협력해 교육 과정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공대교육, 산학협력으로 돌파구 찾아야 ▼

<인터뷰> 배영찬(교수) : "어떤 인재상이 필요하다는걸 기업 측에서는 산학 협력을 통해서 대학 측에 제시를 해야되는 것이고, 대학은 산업체에서 그러한 인재상과 지식이 필요하면 거기에 맞게끔...."

이 대학 자동차학과 학생들은 자동차 업체들의 지원을 받아 실제 차를 만들어보는 수업을 받습니다.

이론에 실무를 접목해 배우다보니 전공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커졌습니다.

<인터뷰> 유창선(대학생) : "실제 적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함께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해결해가면서 경험을 쌓게 되면 나중에 직접적으로 실무에 활동하면서도 경험이 되서..."

대학과 기업이 적극적인 산학 협력으로 공대 교육을 바꿔내지 않으면 우리 제조업의 미래도 없습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