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한강의 기적 일군 제조업…현재는?

입력 2014.11.04 (21:05) 수정 2014.11.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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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저희 KBS 9시 뉴스는 제조업, 변해야 산다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조선과 철강 등 제조업은 한강의 기적을 일궜지만, 지금은 위기에 빠진 원인을 진단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 방안을 모색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 제조업의 힘과 현주소를 정정훈, 최정근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군의 원조 물자로 허기를 달랬던 가장 못 사는 나라.

1950년대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무엇이든 만들어 팔아 달러를 벌어들여야 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 : "괴상하고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수출품은 가발인데.."

가발과 쥐가죽으로 만든 이른바 '코리아 밍크'가 우리 제조업의 시작이었습니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와 '산업의 쌀'인 철강을 만드는 포항제철의 준공으로 본격적인 제조업 시대가 열립니다.

전쟁과 빈곤의 상징이었던 나라에서 용광로가 끓고, TV와 자동차까지 생산하게 된 겁니다.

<녹취> 대한뉴스 : "100억 달러 수출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이후, 주력 수출품은 선박과 반도체,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진화했습니다.

전쟁 직후 13억 달러였던 국내총생산은 천 배,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391배로 뛰었습니다.

<인터뷰> 백흥기(현대경제연구원 미래산업실장) : "우리가 수십년 동안 이뤄낸 성과는 선진국들이 수백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 이상입니다. 한마디로 '기적의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60년 만에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경제 역사를 써 온 대한민국.

폐허와 잿더미 속에서 기적을 만들어 낸 힘의 원천은 국민의 땀방울로 일궈낸 제조업이었습니다.

▼ 제조업 경쟁력, 자동차 빼고 다 ‘먹구름’ ▼

<기자 멘트>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 제조업은 위기입니다.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1%가 채 안 될 정도로 성장이 멈춰 있습니다.

문제는 경쟁력 저하, 특히 중국에 따라잡히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05년 이후 줄곧 세계 4위, 중국은 2000년대 후반 들어 급상승해 7위입니다.

기술 수준은 2년 뒤면 다 따라잡힙니다.

우리의 주력 9개 업종 가운데 5년 뒤까지 중국을 앞서갈 분야는 자동차가 유일합니다.

효자산업인 반도체까지 구름이 드리워지고, 조선과 석유화학 등은 갈수록 고전이 예상됩니다.

이미 열세로 접어든 섬유의류와 철강산업의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위기에 빠진 철강업계, 그 현장으로 가볼까요?

▼ 추락하는 제조업, 다시 도약을! ▼

<리포트>

연간 2천4백만 톤을 생산하는 세계 10위권 철강업체, 현대제철.

고로에서는 24시간 쇳물이 끓고, 다양한 철강제품이 쉴새없이 생산됩니다.

그러나 분주히 가동되는 공장 한쪽에는 채 팔리지 않은 철강제품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경기 부진으로 건설과 조선 쪽 수요가 준 게 주요 이유입니다.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용 강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집니다.

<인터뷰> 오명석(현대제철 부사장) :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고수익성으로 현재 구조를 변환해가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철강회사 포스코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2008년 7조 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3조원 아래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런 위기감은 철강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해온 기업, 상대적으로 서비스업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부, 모두의 탓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창배(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제조업이 너무 비중이 큰 것이 우리 경제의 문제다, 라는 식으로 해서 제조업을 자꾸 등한시하는 그런 것이 문제..."

서비스업 중심의 성장 정책은 자영업자를 무분별하게 양산하고 이는 잇딴 폐업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취약하게 만든 한 원인이 됐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금융 위기 이후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선 것과 대조적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경제를 살찌우는 근간은 제조업입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제조업을 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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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변해야 산다] 한강의 기적 일군 제조업…현재는?
    • 입력 2014-11-04 21:06:24
    • 수정2014-11-04 22:01:36
    뉴스 9
<앵커 멘트>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저희 KBS 9시 뉴스는 제조업, 변해야 산다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조선과 철강 등 제조업은 한강의 기적을 일궜지만, 지금은 위기에 빠진 원인을 진단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 방안을 모색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 제조업의 힘과 현주소를 정정훈, 최정근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군의 원조 물자로 허기를 달랬던 가장 못 사는 나라.

1950년대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무엇이든 만들어 팔아 달러를 벌어들여야 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 : "괴상하고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수출품은 가발인데.."

가발과 쥐가죽으로 만든 이른바 '코리아 밍크'가 우리 제조업의 시작이었습니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와 '산업의 쌀'인 철강을 만드는 포항제철의 준공으로 본격적인 제조업 시대가 열립니다.

전쟁과 빈곤의 상징이었던 나라에서 용광로가 끓고, TV와 자동차까지 생산하게 된 겁니다.

<녹취> 대한뉴스 : "100억 달러 수출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이후, 주력 수출품은 선박과 반도체,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진화했습니다.

전쟁 직후 13억 달러였던 국내총생산은 천 배,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391배로 뛰었습니다.

<인터뷰> 백흥기(현대경제연구원 미래산업실장) : "우리가 수십년 동안 이뤄낸 성과는 선진국들이 수백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 이상입니다. 한마디로 '기적의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60년 만에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경제 역사를 써 온 대한민국.

폐허와 잿더미 속에서 기적을 만들어 낸 힘의 원천은 국민의 땀방울로 일궈낸 제조업이었습니다.

▼ 제조업 경쟁력, 자동차 빼고 다 ‘먹구름’ ▼

<기자 멘트>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 제조업은 위기입니다.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1%가 채 안 될 정도로 성장이 멈춰 있습니다.

문제는 경쟁력 저하, 특히 중국에 따라잡히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05년 이후 줄곧 세계 4위, 중국은 2000년대 후반 들어 급상승해 7위입니다.

기술 수준은 2년 뒤면 다 따라잡힙니다.

우리의 주력 9개 업종 가운데 5년 뒤까지 중국을 앞서갈 분야는 자동차가 유일합니다.

효자산업인 반도체까지 구름이 드리워지고, 조선과 석유화학 등은 갈수록 고전이 예상됩니다.

이미 열세로 접어든 섬유의류와 철강산업의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위기에 빠진 철강업계, 그 현장으로 가볼까요?

▼ 추락하는 제조업, 다시 도약을! ▼

<리포트>

연간 2천4백만 톤을 생산하는 세계 10위권 철강업체, 현대제철.

고로에서는 24시간 쇳물이 끓고, 다양한 철강제품이 쉴새없이 생산됩니다.

그러나 분주히 가동되는 공장 한쪽에는 채 팔리지 않은 철강제품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경기 부진으로 건설과 조선 쪽 수요가 준 게 주요 이유입니다.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용 강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집니다.

<인터뷰> 오명석(현대제철 부사장) :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고수익성으로 현재 구조를 변환해가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철강회사 포스코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2008년 7조 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3조원 아래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런 위기감은 철강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해온 기업, 상대적으로 서비스업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부, 모두의 탓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창배(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제조업이 너무 비중이 큰 것이 우리 경제의 문제다, 라는 식으로 해서 제조업을 자꾸 등한시하는 그런 것이 문제..."

서비스업 중심의 성장 정책은 자영업자를 무분별하게 양산하고 이는 잇딴 폐업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취약하게 만든 한 원인이 됐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금융 위기 이후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선 것과 대조적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경제를 살찌우는 근간은 제조업입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제조업을 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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