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창조 코리아] “역전의 사다리를 놓아라”
입력 2015.01.06 (21:18)
수정 2015.01.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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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는 신년을 맞아 '청년이 희망이다' 라는 주제로 모두 4차례의 특집 뉴스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가난의 대물림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 실태와 대안을 제시합니다.
경제발전 초기에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선 누구나 노력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조 원 이상 부자 중에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84%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상속형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 청년을 만나봤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시작되다▼
<리포트>
27살의 한동훈씨는 아르바이트 숙소에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6일을 밤 새며 일해도 월급이 백만 원 정도 밖에 안돼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로 한 겁니다.
<인터뷰> 한동훈(청년 구직자) : "돈을 벌어서 어느 정도는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고 집안 생계에도 도움이 되야 하니까..."
한씨의 고통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빚더미에 쌓인 가정 형편 때문에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하고도 학비가 싼 일반고로 전학해야 했고, 대학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한동훈 : "제가 계획한 것을 이런 환경 때문에 포기해야 된다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한 씨처럼 물려받은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5%나 됐고, 30대는 80%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부모 소득에 따라서 내 삶이 결정된다라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 오는 학습된 무기력이 가장 큰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실제로 부모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중학교 1학년의 주요 3과목 평균 점수는 2백만원 이하로 버는 부모의 자녀들보다 13% 이상 높습니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교육을 받을 기회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동훈 :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확신을 했죠. 이건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가난과 부가 대물림되고 있는가?▼
<기자 멘트>
이처럼 고통받는 젊은이가 비단 한 씨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왜, 가난의 대물림을 끊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별다른 노력이 없이 손쉽게 부를 거머쥐는 '부의 대물림'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부자 2위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입니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 등 대부분 물려받은 주식으로 부자가 됐지만 그 동안 납부한 증여세는 16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재벌 상속과 관련해 불법과 탈법 논란이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요.
제대로 단죄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유류세 등 간접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 꼴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공의 사다리'가 돼 왔던 교육제도가 고비용 구조로 바뀌면서 오히려 계층이동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각종 고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부유층에 유리한 로스쿨이나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역전의 사다리를 놓을 방법은 없을까요?
▼역전의 사다리, 어떻게 놓을까?▼
<리포트>
우리나라와 학력평가에서 1,2위를 다투는 핀란드.
하지만 우리와 달리 사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보조교사 2명이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뒤쳐진 학생은 따라갈 때까지 1대1 맞춤 수업을 해줍니다.
<인터뷰> 장수명(교원대학교 교수) : "하나하나 아이들에 대해서 교육을 지원해주고 근데 그 결과가 흥미롭게도 나중에 보니까 국가의 경쟁력이나 혁신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국가재정으로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부유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제도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계층 상승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 중산층이 두터워질 뿐 아니라 사회불안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강화와 취업 지원을 통해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청년들에게 되찾아줘야 합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KBS는 신년을 맞아 '청년이 희망이다' 라는 주제로 모두 4차례의 특집 뉴스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가난의 대물림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 실태와 대안을 제시합니다.
경제발전 초기에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선 누구나 노력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조 원 이상 부자 중에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84%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상속형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 청년을 만나봤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시작되다▼
<리포트>
27살의 한동훈씨는 아르바이트 숙소에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6일을 밤 새며 일해도 월급이 백만 원 정도 밖에 안돼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로 한 겁니다.
<인터뷰> 한동훈(청년 구직자) : "돈을 벌어서 어느 정도는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고 집안 생계에도 도움이 되야 하니까..."
한씨의 고통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빚더미에 쌓인 가정 형편 때문에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하고도 학비가 싼 일반고로 전학해야 했고, 대학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한동훈 : "제가 계획한 것을 이런 환경 때문에 포기해야 된다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한 씨처럼 물려받은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5%나 됐고, 30대는 80%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부모 소득에 따라서 내 삶이 결정된다라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 오는 학습된 무기력이 가장 큰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실제로 부모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중학교 1학년의 주요 3과목 평균 점수는 2백만원 이하로 버는 부모의 자녀들보다 13% 이상 높습니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교육을 받을 기회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동훈 :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확신을 했죠. 이건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가난과 부가 대물림되고 있는가?▼
<기자 멘트>
이처럼 고통받는 젊은이가 비단 한 씨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왜, 가난의 대물림을 끊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별다른 노력이 없이 손쉽게 부를 거머쥐는 '부의 대물림'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부자 2위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입니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 등 대부분 물려받은 주식으로 부자가 됐지만 그 동안 납부한 증여세는 16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재벌 상속과 관련해 불법과 탈법 논란이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요.
제대로 단죄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유류세 등 간접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 꼴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공의 사다리'가 돼 왔던 교육제도가 고비용 구조로 바뀌면서 오히려 계층이동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각종 고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부유층에 유리한 로스쿨이나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역전의 사다리를 놓을 방법은 없을까요?
▼역전의 사다리, 어떻게 놓을까?▼
<리포트>
우리나라와 학력평가에서 1,2위를 다투는 핀란드.
하지만 우리와 달리 사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보조교사 2명이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뒤쳐진 학생은 따라갈 때까지 1대1 맞춤 수업을 해줍니다.
<인터뷰> 장수명(교원대학교 교수) : "하나하나 아이들에 대해서 교육을 지원해주고 근데 그 결과가 흥미롭게도 나중에 보니까 국가의 경쟁력이나 혁신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국가재정으로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부유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제도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계층 상승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 중산층이 두터워질 뿐 아니라 사회불안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강화와 취업 지원을 통해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청년들에게 되찾아줘야 합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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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1-06 21:21:11
- 수정2015-01-12 22:02:49
<앵커 멘트>
KBS는 신년을 맞아 '청년이 희망이다' 라는 주제로 모두 4차례의 특집 뉴스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가난의 대물림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 실태와 대안을 제시합니다.
경제발전 초기에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선 누구나 노력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조 원 이상 부자 중에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84%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상속형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 청년을 만나봤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시작되다▼
<리포트>
27살의 한동훈씨는 아르바이트 숙소에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6일을 밤 새며 일해도 월급이 백만 원 정도 밖에 안돼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로 한 겁니다.
<인터뷰> 한동훈(청년 구직자) : "돈을 벌어서 어느 정도는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고 집안 생계에도 도움이 되야 하니까..."
한씨의 고통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빚더미에 쌓인 가정 형편 때문에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하고도 학비가 싼 일반고로 전학해야 했고, 대학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한동훈 : "제가 계획한 것을 이런 환경 때문에 포기해야 된다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한 씨처럼 물려받은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5%나 됐고, 30대는 80%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부모 소득에 따라서 내 삶이 결정된다라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 오는 학습된 무기력이 가장 큰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실제로 부모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중학교 1학년의 주요 3과목 평균 점수는 2백만원 이하로 버는 부모의 자녀들보다 13% 이상 높습니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교육을 받을 기회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동훈 :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확신을 했죠. 이건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가난과 부가 대물림되고 있는가?▼
<기자 멘트>
이처럼 고통받는 젊은이가 비단 한 씨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왜, 가난의 대물림을 끊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별다른 노력이 없이 손쉽게 부를 거머쥐는 '부의 대물림'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부자 2위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입니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 등 대부분 물려받은 주식으로 부자가 됐지만 그 동안 납부한 증여세는 16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재벌 상속과 관련해 불법과 탈법 논란이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요.
제대로 단죄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유류세 등 간접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 꼴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공의 사다리'가 돼 왔던 교육제도가 고비용 구조로 바뀌면서 오히려 계층이동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각종 고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부유층에 유리한 로스쿨이나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역전의 사다리를 놓을 방법은 없을까요?
▼역전의 사다리, 어떻게 놓을까?▼
<리포트>
우리나라와 학력평가에서 1,2위를 다투는 핀란드.
하지만 우리와 달리 사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보조교사 2명이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뒤쳐진 학생은 따라갈 때까지 1대1 맞춤 수업을 해줍니다.
<인터뷰> 장수명(교원대학교 교수) : "하나하나 아이들에 대해서 교육을 지원해주고 근데 그 결과가 흥미롭게도 나중에 보니까 국가의 경쟁력이나 혁신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국가재정으로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부유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제도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계층 상승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 중산층이 두터워질 뿐 아니라 사회불안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강화와 취업 지원을 통해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청년들에게 되찾아줘야 합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KBS는 신년을 맞아 '청년이 희망이다' 라는 주제로 모두 4차례의 특집 뉴스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가난의 대물림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 실태와 대안을 제시합니다.
경제발전 초기에 역동적인 우리나라에선 누구나 노력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조 원 이상 부자 중에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84%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상속형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유지향 기자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 청년을 만나봤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시작되다▼
<리포트>
27살의 한동훈씨는 아르바이트 숙소에서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6일을 밤 새며 일해도 월급이 백만 원 정도 밖에 안돼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로 한 겁니다.
<인터뷰> 한동훈(청년 구직자) : "돈을 벌어서 어느 정도는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고 집안 생계에도 도움이 되야 하니까..."
한씨의 고통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빚더미에 쌓인 가정 형편 때문에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하고도 학비가 싼 일반고로 전학해야 했고, 대학도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한동훈 : "제가 계획한 것을 이런 환경 때문에 포기해야 된다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한 씨처럼 물려받은 가난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5%나 됐고, 30대는 80%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부모 소득에 따라서 내 삶이 결정된다라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 오는 학습된 무기력이 가장 큰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실제로 부모 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중학교 1학년의 주요 3과목 평균 점수는 2백만원 이하로 버는 부모의 자녀들보다 13% 이상 높습니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교육을 받을 기회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동훈 :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확신을 했죠. 이건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가난과 부가 대물림되고 있는가?▼
<기자 멘트>
이처럼 고통받는 젊은이가 비단 한 씨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왜, 가난의 대물림을 끊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별다른 노력이 없이 손쉽게 부를 거머쥐는 '부의 대물림'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부자 2위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입니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 등 대부분 물려받은 주식으로 부자가 됐지만 그 동안 납부한 증여세는 16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재벌 상속과 관련해 불법과 탈법 논란이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요.
제대로 단죄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유류세 등 간접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 꼴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공의 사다리'가 돼 왔던 교육제도가 고비용 구조로 바뀌면서 오히려 계층이동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각종 고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부유층에 유리한 로스쿨이나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역전의 사다리를 놓을 방법은 없을까요?
▼역전의 사다리, 어떻게 놓을까?▼
<리포트>
우리나라와 학력평가에서 1,2위를 다투는 핀란드.
하지만 우리와 달리 사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보조교사 2명이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뒤쳐진 학생은 따라갈 때까지 1대1 맞춤 수업을 해줍니다.
<인터뷰> 장수명(교원대학교 교수) : "하나하나 아이들에 대해서 교육을 지원해주고 근데 그 결과가 흥미롭게도 나중에 보니까 국가의 경쟁력이나 혁신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국가재정으로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취업이나 재취업에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부유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제도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든 겁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계층 상승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 중산층이 두터워질 뿐 아니라 사회불안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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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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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기자 jongh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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