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창조 코리아] 청년세대 ‘주거 빈곤’ 심각…대책은?

입력 2015.01.08 (21:14) 수정 2015.01.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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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년 기획 '청년이 희망이다' 오늘은 세번째 순서로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년 문제를 짚어봅니다.

고시원이나 옥탑방,비닐하우스 등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주거빈곤율이라고 하는데요.

서울 전체 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반해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독 청년들의 주거환경만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먼저 주거비 압박에 신음하고 있는 한 청년을 김기화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청년기자가 간다] 고시원·과방·도서관서 쪽잠 자는 ‘민달팽이족’
☞ 바로가기 링크 :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898593

▼“월세 내면 남는게 없어요”▼

<리포트>

반지하 단칸방.

20제곱미터 남짓에 화장실만 딸린 이 방이 30살 김형근씨의 보금자리입니다.

여름에는 비가 새고, 겨울에는 한기가 들이치지만 이사는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김형근(직장인) : "볕 잘들어오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그렇게 가면 보증금이나 월세같이 매달 나가는 돈이 많다보니까..."

김씨가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백20만 원. 월급의 1/3을 월세로 쓰고 있습니다.

교통비 8만 원, 통신비 8만 원에 식비 30만 원을 빼고 김씨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40만 원 정도.

책 읽고 영화보고,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 잔 하면 통장에 남는 돈은 겨우 십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김형근(직장인) : "십만 원 남는 것 모으는게 미래의 뭔가를 하려는 저축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김씨처럼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저소득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주거' 마련은 점점 이루기 힘든 꿈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 "(소득은) 많이 늘지 않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집값이 오르고 주거비가 올라가니까. 서울의 1인 청년들은 그것(주거 빈곤)이 악화되고 있는 최초의 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달팽이 세대’…내집 마련은 이루기▼

<기자 멘트>

보시는 건 껍데기집이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인데요.

마땅히 살 곳을 찾지 못한 청년들을 빗대어 '민달팽이 세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늘면서 청년들이 자기집을 갖는다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10년차 부부 10쌍 중 7쌍은 남의 집살이를 하고 있고요.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는데만도 28.5년이 걸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소득이 하위 20-40%의 경우 수도권에서 평균가격의 주택을 사려면 88년이 걸리고, 서울의 주택을 사려면 120년이 걸립니다.

소득이 낮은 청년들이 내집을 마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청년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면 집값을 떠받칠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히 부동산 시장도 침체될 수밖에 없겠죠.

더 큰 문제는 주거빈곤이 결혼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고, 출산기피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를 방치하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추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청년 주거 빈곤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걸까요?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봤습니다.

▼유럽, 임대주택 늘려 청년주거비 줄였다▼

<리포트>

독일 베를린 주 정부가 대학생들을 위해 지은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입니다.

고급 주택단지를 연상시키는 이곳에 입주한 대학생들은 주거비 걱정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나 : "(25세까지)아동 수당으로 185유로(27만원)를 받는데 임대료가 165유로(24만원)여서 그 돈으로 (충분히) 집세를 낼 수 있어요."

청년층과 저소득층을 위해 한 해 55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독일.

이 같은 학생 주거 지원 정책은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 밖에 안됐던 197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줄어든 주거비 부담은 소비 여력을 키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도 취업을 하거나 취업훈련을 받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도 홀로서기를 하는 청년들에게 주거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은(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 "공공 임대주택이나 행복주택 등이 현실적으로 청년세대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굉장히 부족한 것 같고요."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저소득 청년들이 주거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소비여력을 키워주면 저성장에 신음하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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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창조 코리아] 청년세대 ‘주거 빈곤’ 심각…대책은?
    • 입력 2015-01-08 21:16:47
    • 수정2015-01-12 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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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년 기획 '청년이 희망이다' 오늘은 세번째 순서로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년 문제를 짚어봅니다.

고시원이나 옥탑방,비닐하우스 등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주거빈곤율이라고 하는데요.

서울 전체 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반해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독 청년들의 주거환경만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먼저 주거비 압박에 신음하고 있는 한 청년을 김기화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청년기자가 간다] 고시원·과방·도서관서 쪽잠 자는 ‘민달팽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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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내면 남는게 없어요”▼

<리포트>

반지하 단칸방.

20제곱미터 남짓에 화장실만 딸린 이 방이 30살 김형근씨의 보금자리입니다.

여름에는 비가 새고, 겨울에는 한기가 들이치지만 이사는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김형근(직장인) : "볕 잘들어오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그렇게 가면 보증금이나 월세같이 매달 나가는 돈이 많다보니까..."

김씨가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백20만 원. 월급의 1/3을 월세로 쓰고 있습니다.

교통비 8만 원, 통신비 8만 원에 식비 30만 원을 빼고 김씨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40만 원 정도.

책 읽고 영화보고,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 잔 하면 통장에 남는 돈은 겨우 십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김형근(직장인) : "십만 원 남는 것 모으는게 미래의 뭔가를 하려는 저축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김씨처럼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저소득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주거' 마련은 점점 이루기 힘든 꿈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 "(소득은) 많이 늘지 않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집값이 오르고 주거비가 올라가니까. 서울의 1인 청년들은 그것(주거 빈곤)이 악화되고 있는 최초의 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달팽이 세대’…내집 마련은 이루기▼

<기자 멘트>

보시는 건 껍데기집이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인데요.

마땅히 살 곳을 찾지 못한 청년들을 빗대어 '민달팽이 세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늘면서 청년들이 자기집을 갖는다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10년차 부부 10쌍 중 7쌍은 남의 집살이를 하고 있고요.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는데만도 28.5년이 걸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소득이 하위 20-40%의 경우 수도권에서 평균가격의 주택을 사려면 88년이 걸리고, 서울의 주택을 사려면 120년이 걸립니다.

소득이 낮은 청년들이 내집을 마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청년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면 집값을 떠받칠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히 부동산 시장도 침체될 수밖에 없겠죠.

더 큰 문제는 주거빈곤이 결혼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고, 출산기피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를 방치하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추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청년 주거 빈곤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걸까요?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봤습니다.

▼유럽, 임대주택 늘려 청년주거비 줄였다▼

<리포트>

독일 베를린 주 정부가 대학생들을 위해 지은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입니다.

고급 주택단지를 연상시키는 이곳에 입주한 대학생들은 주거비 걱정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나 : "(25세까지)아동 수당으로 185유로(27만원)를 받는데 임대료가 165유로(24만원)여서 그 돈으로 (충분히) 집세를 낼 수 있어요."

청년층과 저소득층을 위해 한 해 55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독일.

이 같은 학생 주거 지원 정책은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 밖에 안됐던 197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줄어든 주거비 부담은 소비 여력을 키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도 취업을 하거나 취업훈련을 받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도 홀로서기를 하는 청년들에게 주거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은(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 "공공 임대주택이나 행복주택 등이 현실적으로 청년세대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굉장히 부족한 것 같고요."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저소득 청년들이 주거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소비여력을 키워주면 저성장에 신음하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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